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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트럼프 지지자들 ‘선거부정 운동’ 사전 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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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11. 05. 14:09

트럼프 패배할 경우 전국적 저항운동
X·트루스 소셜·팟 캐스트 통해 확산
벌써부터 부정선거 가짜뉴스 판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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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PG 페인트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극단적인 트럼프 지지자들이 선거 사기를 주장하면서 전국적인 저항운동을 온라인을 통해 확산시킬 계획을 꾸미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할 당시 부정선거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도둑질을 막아라(Stop the Steal)' 운동을 벌였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X(옛 트위터)를 통해 더 강력한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4년 전엔 소수의 극단적 우파들이 부정선거 운동을 주도했지만 현재 이 세력은 더 조직화되고, 이념도 더 공고해져 공화당 지지층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투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선거 결과(트럼프 패배)를 미리 부정하고, 전국적인 저항 계획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는 2021년 1월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미 의회에 난입했던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군과 해외 거주 미국 시민들의 투표가 부정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트루스 소셜에 게시물을 올린 이후, 지난달 머스크는 민주당이 '해외 투표'를 이용해 선거를 훔치려 한다는 게시물을 공유했고, 이틀 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이 사기를 지금 당장 멈춰라!"라는 댓글을 달면서 선거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이들을 통해 퍼져 나갔다.

1.6 의회 난동 사건 조사위원회에서 조사 분석가로 활동했던 딘 잭슨은 2020년 선거 이후 페이스북 그룹에서 '도둑질을 막아라' 운동이 급속히 확산하는 모습을 지켜봤지만 선거 부정론자들이 4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지금 상황은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0년 선거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력 선동 우려로 인해 당시 트위터(현재 X)에서 퇴출됐지만 머스크는 X를 인수한 뒤 트럼프의 계정을 복구했고,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지지자로 변신해 인터뷰를 통해 그를 홍보하고 있다.

1.6 의회 난동 사건 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 그 동조자들이 2020년 대선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했던 트럼프의 전략을 현실과 온라인, 특히 X에서 재현하려는 사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대대적인 부정선거 주장을 확산시킬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선 벌써 '부정 선거'를 획책하는 가짜 뉴스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 지원그룹에서 활동하는 브랜든 맷락은 펜실베이니아의 노스햄프턴 카운티 선거사무소에서 "매우 수상한 사람이 엄청난 양의 투표지를 (투표함에) 투입했다"며 X에 영상을 올렸다. 몇 분 만에 영상은 입소문을 타고 페이스북 그룹, 럼블 동영상, 텔레그램 채널, 트럼프 지지자 포럼 등에 '사전 선거 사기'의 물증인 것처럼 퍼져 나갔다. X에서는 이 영상이 피드 상단에 빠르게 올라갔고, 해당 남성의 얼굴과 차량 번호판을 공유하는 게시물은 수백만 번 조회됐다. 어떤 X 사용자는 "민주당 부정 기계의 불안한 공작원"이라고 적었고 "쏴 죽이고 나중에 생각하라. 2020년을 기억하라!!!"란 댓글도 달렸다.

X에서 노스햄프턴 영상이 빠르게 확산한 지 약 12시간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펜실베이니아가 속임수를 쓰고 있으며, 그 규모는 이전에 거의 보지 못했던 정도다. 법 집행기관이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라고 적었다. '애국적 해병'이라는 사용자는 우편 직원의 얼굴과 차량 번호판을 게시하며 "그를 찾아내 반역죄로 기소하라"고 독려했다. 이 댓글은 1000번 넘게 '좋아요'를 받았다.

하지만 이 남성은 실제로는 평범한 미국 우체국 직원으로, 일상적인 우편물 배달을 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카운티 행정관은 밝혔다. 부정선거 음모의 증거인 것처럼 퍼지던 영상은 사실 우체국 직원이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담은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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