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평가·다양성 확보 차원…'유리천장' 타파
여성 임원 비율 3년새 상승…등기이사도 늘어
"금융권 여전히 보수적…향후 여성 비중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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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이달 25일 여성리더 육성 프로그램 '하나 웨이브스 컨퍼런스'를 열고 그간의 성과를 공유했다. 2021년에 출범한 '하나 웨이브스'는 그룹 내 여성 부점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 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총 120여명의 직원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2030년까지 300여명을 수료시킨다는 방침이다.
경쟁사들도 여성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3월부터 'WE STAR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 48명의 신임 여성부점장들을 대상으로 멘토링과 특강을 제공하고 있다. 같은 달 신한금융도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기념해 '신한 쉬어로즈 컨퍼런스'를 개최, 지금까지 280여명의 여성 리더를 육성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1년 '우리 WING' 이후 명맥이 끊겼던 여성 인재 프로그램을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할 방침이었지만, 세부적인 프로그램 구성에 시간이 걸려 내년 상반기 중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여성 임원의 비중을 높여 그간 금융권에 지적됐던 유리천장 논란을 타파하고, ESG 경영 강화와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ESG 경영에서도 성평등 지표가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성평등 지표에는 여성의 고위급 대표성과 리더십 수준, 직장 내 대우, 여성 인력 개발 규모 등이 포함되는데, 한국ESG평가원 평가에서도 성평등 관련 세부 지표로 '등기임원 중 여성 임원의 수', '정규직 여성 근로자의 고용 비중' 등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실제로 각 금융그룹 내 여성임원의 비중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대 금융지주(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본부장 이상 직급에서 여성임원 비중은 지난 2021년 4.3~7.0%에서 지난해 5.6~9.8%로 커졌다. 여성 등기이사의 수도 점차 늘고 있다. 2021년 말 4대 금융지주의 전체 등기이사 40명 중 여성 등기이사는 4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10명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아직도 각 금융사의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채 넘지 못해 성 차별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그룹들은 성별 다양성 목표치를 발표, 향후 고위 임원 중 여성의 비율을 점진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경영진 중 여성 비중을 15%로 확대하고, KB금융은 2027년까지 여성 경영진과 부점장을 전체의 20%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2030년까지 여성 관리자 비율 30%를 달성을 목표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낮은 직급에서 여성 인재의 수가 많아지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고위 직급에서도 여성 임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금융권이) 여전히 보수적인 측면이 있지만 각 사의 여성 리더 프로그램이 이를 허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