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 오랜만에 새로운 활기가 돌고 있다. 드림에이지가 지난 22일 출시한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이하 아키텍트)이 획일화된 게임 문법에 피로감을 느끼던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초반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어서다.
아키텍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화려한 그래픽의 언리얼 엔진5로 무장한 '보는 재미'를 넘어 이용자가 직접 세계를 탐험하고 개척하는 '하는 재미'에서 나온다. 별도 로딩 없이 광활한 대륙을 비행하거나 절벽을 오르는 등 심리스 월드를 단순한 배경이 아닌 핵심 콘텐츠로 설계한 전략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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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텍트 인게임 캡처
이러한 탐험 요소는 단순한 이동을 넘어 전투와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있다. 월드 보스 '아가라쉬'의 광역 공격을 피하기 위해 필드의 상승기류를 타고 공중으로 솟구치는 입체적 공략 방식이 대표적이다. 정해진 위치에서 기술을 반복 사용하던 기존의 전투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전투 시스템은 편의성과 조작의 재미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았다. 자동 사냥으로 반복 플레이의 피로도는 낮추면서도, 전투의 핵심은 이용자의 실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논타겟팅 액션을 기반으로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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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텍트 인게임 캡처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방패로 쳐내는 '패링'처럼 숙련도가 필요한 조작은 짜릿한 손맛과 함께 높은 성취감을 안겨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빛의 고리를 통과하며 비행 실력을 겨루는 '환영금고' 콘텐츠 역시 조작 실력이 보상과 직결되는 구조로 지속적인 도전 의식을 유도하고 있다.
서버 전체 이용자가 협력해 몬스터의 침공을 막는 '대범람' 이벤트는 MMORPG의 근본 가치인 '협동'의 재미를 일깨웠다. 막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서버 이용자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협력했는지가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구조는 경쟁 중심의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끼던 이들에게 협력의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최대 10시간까지 지원되는 '오프라인 성장 시스템'은 게임에 접속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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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텍트 개발자 핫라인 게시글 캡처
무엇보다 출시 초반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아키텍트의 순항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골드 수급 불균형, 일부 콘텐츠 난이도 문제 등 이용자 불만이 제기되자 드림에이지는 출시 이틀 만인 지난 24일 '김실장 핫라인'을 통해 문제를 즉각 인정하고 '4대 개선안'을 내놓았다.
순간이동 비용 하향, 특정 퀘스트 난이도 조정 등 이용자의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하게 해결을 약속한 대처는 두터운 신뢰를 구축하는 기반이 됐다. 게임성과 운영 모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한 아키텍트가 초반의 기세를 몰아 국내 MMORPG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