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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지하 420m, 제주의 시간을 길어 올리다”…제주삼다수 제3취수원·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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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11. 02. 08:00

취수원 주변 축구장 100개 규모 토지 매입
스마트 팩토리 L5, 초당 500㎖ 21병 생산
2027년 친환경 전용 L6 생산라인 완공 예정
사진자료_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삼다수 제2 취수원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삼다수 제2 취수원./제주삼다수
내비게이션에는 잡히지 않는 길, 양옆으론 나무숲이 끝없이 이어졌다. 한참을 오르니 철조망으로 감싼 커다란 철문이 길을 막았다. 언뜻 보면 군사시설처럼 보이는 이곳이 바로 제주삼다수의 제3취수원이다.

지난달 30일 찾은 취수원은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돼 있었다. 안내를 맡은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취수원 주변은 모두 제주개발공사가 매입한 구역으로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철통보안엔 이유가 있다. 제3취수원이 위치한 한라산 중산간 일대는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지역은 개발 행위가 엄격히 제한되며 지하수 수위·수질 변화는 113개 관측망을 통해 24시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된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취수원 주변 71만6600㎡, 축구장 100개 규모의 토지를 공사가 모두 매입해 외부 오염원을 원천 차단했다"며 "국내 어떤 취수원보다 철저한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다수는 연간 2만회 이상 수질검사를 실시해 법적 기준보다 10배가량 높은 수준의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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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 제3취수원./이창연 기자
외부에선 단순한 창고처럼 보이지만 제3취수원에는 총 4개의 취수공과 8개의 감시정이 설치돼 있다. 취수공은 지하 420m 깊이까지 내려가 한라산 현무암층을 통과한 지하수를 끌어올리고 감시정은 취수로 인한 지하수 수위 변화와 수질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김태형 제주개발공사 품질연구원은 "제3취수원은 기존 1·2취수원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시설"이라며 "단순히 물량을 늘리기보다 장기적인 관리 안정성과 품질 유지를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3취수원이 본격 가동된다고 해서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제주도에서 허가받은 취수량 내에서 3개 취수원을 나눠 운영하면서 지하수 환경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현재 제3취수원은 본격 상용화 전 단계이며 하루 100톤(t)가량의 지하수를 시험 취수 중이다. 약 2년간의 수질 테스트를 거쳐 2027년부터 정식 가동될 예정이다.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L5 전경(1)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L5 전경./제주삼다수
이후 제3취수원에서 직선거리로 약 1km 떨어진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으로 이동했다. 공장 부지는 7만9437㎡(약 2만4000평) 규모로 공장에는 1초에 21병을 생산하는 고속 자동화 라인이 자리했다.

가열기에서 110도까지 열을 가해 말랑해진 프리폼(페트병 원료)이 성형기로 이동하면 압축공기를 불어넣어 병이 완성된다. 특수 카메라가 즉각적으로 불량품, 이물질, 용량, 뚜껑, 라벨 상태를 검증한다.

제주개발공사는 친환경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부터는 삼다수 전 제품을 무라벨(라벨 없는) 제품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미 L5 라인에서는 병뚜껑에 QR코드를 적용한 업계 최초 무라벨 생수를 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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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처리시설·제품수 저장탱크./이창연 기자
페트병 무게 역시 최저 수준으로 줄였으며 2027년 완공될 L6 생산라인에서는 무라벨 제품뿐 아니라 재생페트(R-PET)를 활용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L6 스마트팩토리가 완공되면 연간 약 150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친환경 기술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려 글로벌 시장에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삼다수는 연 생산량의 1%인 1만t을 동남아시아, 중국 등 21개국에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지 생수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현지 교민 및 한인 관광객 중심의 시장을 확대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영토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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