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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쫓는 신한·하나… ‘초접전’ 리딩뱅크, 4분기 실적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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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11. 02. 17:21

1위 국민, 조달비용 관리로 실적 상승
신한, 누적 순익 84억차… 2위 밀려
하나, 비이자이익 앞세워 바짝 추격
기업 대출·예금 확보 등 핵심 변수

'리딩뱅크' 타이틀을 둘러싼 KB국민·신한·하나은행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올해 상반기까지 선두를 지켰던 신한은행을 제치고 KB국민은행이 3분기 선두에 올랐지만, 두 은행의 순익 격차는 100억원에도 못 미친다. 여기에 하나은행도 사상 처음으로 3분기 누적 순익 3조원을 돌파하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핵심예금 기반의 조달비용 관리가 실적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뒤를 바짝 추격 중인 신한·하나은행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앞세워 4분기 역전을 노린다. 반면 충당금 증가와 영업이익 둔화로 전년 대비 순익이 감소한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실적 반등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세 은행이 '초접전'을 벌이는 만큼, 순위를 판가름할 4분기 실적이 매우 중요해졌다. 가계대출 규제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영업 환경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가운데, 기업대출 확대와 비이자이익 성장, 우량자산 확보 등 리스크 관리 전략이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3조3645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리며 5대 은행 중 선두를 차지했다. 상반기까지 1위였던 신한은행(3조3561억원)을 제쳤지만, 두 은행의 격차는 84억원으로 크지 않다. 하나은행이 누적 순익 3조1333억원으로 뒤를 쫓았고, 우리은행(2조2933억원)과 NH농협은행(1조5796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9.1%, 4.6% 감소했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 세 곳 모두 견조한 성장을 보인 가운데, KB국민은행의 조달비용 관리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7조887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2% 증가하며 신한은행(2.57%), 하나은행(2.70%)을 웃돌았다. 특히 3분기에만 핵심 저원가성 예금이 7조8739억원 늘면서 NIM(순이자마진) 하방 압력을 방어하는 데 기여했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말 NIM은 1.74%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다.

신한·하나은행은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약진이 두드러졌다. 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43.4% 증가한 1조57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관리·신탁 등 강점 사업들이 서로 시너지를 내며 펀드·방카슈랑스 판매, 자산관리 수수료 등이 고르게 증가한 덕분이다. 신한은행도 외환·파생 및 펀드 판매 호조로 같은 기간 37.8% 증가한 9336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다. 지난 6월부터 '다시 한 번 코리아' 캠페인을 통해 공모펀드 영업을 강화한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적이 후퇴한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아쉬움을 삼켰다. 우리은행은 1분기 희망퇴직 비용을 반영했고, 3분기에는 담보가치 하락과 파생상품 관련 대법원 일부 패소 영향으로 약 860억원을 충당금으로 추가 적립하는 등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 NH농협은행은 저축성 예금이 12조원 넘게 늘어나며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NIM이 하락했고, 이에 순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4.5% 줄면서 전체 순익도 역성장했다.

실질적인 리딩뱅크 경쟁은 4분기에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모두 채운 상황에서, 각 은행들이 주력하고 있는 기업대출 실적에 따라 리딩뱅크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 9월 유망·우량기업 발굴을 위해 애자일(Agile) 조직을 신설했고, KB국민·NH농협은행은 기업 신용평가모델 고도화에 착수하는 등 우량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이자이익 확대와 조달비용 관리도 핵심 변수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대 은행의 합산 순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1.5%(4669억원)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15.4%(5848억원) 늘며 순익 기여도가 높아졌다. 정부 부동산 대책이 4분기부터 본격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방카슈랑스와 유가증권 운용, 자산관리 등 비이자 사업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동시에 NIM 하락을 방어할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확보도 필수 과제로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에도 4분기 실적에 따라 리딩뱅크가 바뀐 사례가 잇따랐다"며 "영업 확대뿐 아니라 비용 관리, 신사업 추진, 자산 리밸런싱 등 전체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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