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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58곳·자산 18兆 키워낸 우오현… ‘따뜻한 동행’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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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련 기자

승인 : 2025. 11. 02. 17:48

[비상하는 SM그룹-상]
해운·제조 등 발넓힌 'M&A의 귀재'
실용주의 앞세워 지속성장 기반 마련
창업주 우오현 회장이 써 내려간 SM그룹의 성장사는 M&A의 역사라 할 만하다. 건설과 부동산 투자, 화학과 금속, 해운에 이르기까지 2025년 현재 5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10년전 20개 정도였던 데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재계는 우 회장의 M&A가 회사를 사들인 후 매각을 통해 투자 수익을 거두는 방식과는 다르다는 데 주목한다. 인수한 회사의 사업을 확장하고, 가치를 증대시켜 결국 가족으로 품는 과정이 지금껏 이어졌다. 아시아투데이는 1988년 삼라건설로 시작해 사세를 키워 온 우 회장의 M&A 역사와 경영, 그리고 사회 나눔에 이르기까지 그 시간을 짚어 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재계의 기린아', '인수합병의 귀재'. 이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을 따라다니는 오래된 꼬리표다. 삼라건설을 모태로 SM그룹은 해운, 제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특히 법정관리 등을 겪은 뒤 회생법원을 거친 기업들을 집중 인수합병(M&A) 하며 성장시켰다. 특히 대한해운, SM상선, 대한상선 등 해운사는 모두 M&A를 통해 SM그룹에 편입된 이후, 그룹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기준 SM그룹의 재계 순위는 33위다. SM상선 등 해운 부문 실적 호조와 지속적인 M&A를 통한 자산 증가로 재계 순위가 상승했다. 소속 계열사 수는 58곳으로 이 중 5곳이 상장사다. 자산총액은 약 18조3300억원으로 지난해 약 17조790억보다 7.3% 상승했다.

올해 우 회장은 핵심 키워드로 '실용주의', '재무건전성', '따뜻한 동행'을 꼽으며 조직 안정화에 힘써왔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신년사에서 "재무구조를 견실히 해 불황기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며 "냉철한 현실 분석과 철저한 미래 대비를 통해 생존을 넘어 새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그룹 인사말을 통해 "M&A를 통해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해 온 만큼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청년들을 위한 보금자리 마련과 해외시장 개척 등 국위를 선양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과 미국발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주력했다. 해운업이 호황기를 겪으며 SM상선과 대한해운 등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했다.

반면 부진한 건설, 석유화학 계열사들은 재무구조 개선과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구상을 세웠다.

그중 해운부문 계열사 대한해운은 그룹을 지탱하는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7472억원, 영업이익은 32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25%, 31.5% 오른 수준이다. 안정적인 전용선 장기운송계약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부의 이익체력에 주택 분양까지 더해지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는 중국의 철강 수요 부진 장기화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 심화의 영향 속에서 기존 전용선 사업과 더불어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LNG 벙커링 역량을 더욱 강화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와 30년 넘는 신뢰를 쌓아온 대한해운에게 새로운 성장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이익 체력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제조 부문의 주요 계열사인 티케이케미칼은 올해 흑자전환과 무차입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동수 티케이케미칼 대표이사는 지난 4월 열린 제1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 회장의 경영철학인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자세로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재무안정성도 끌어올리겠다"며 "올해 과감하면서도 실용주의적인 가치 창조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원사사업 철수를 바탕으로 올해 흑자전환을 이루고, 내년까지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사업 관련 인수합병을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보유 지분의 매각은 중국산 저가품의 시장 침투로 원사사업의 원가경쟁력이 약화돼 차입금을 축소하고, 이자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매각대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면서 연 50억원의 이자 절감효과를 이뤘고, 부채비율도 10.4%포인트 개선됐다. 앞으로도 SM그룹은 '실용주의 경영'을 바탕으로 재무 건전성 확보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전망이다.
김아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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