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법대로"...스타머 총리 "누구도 법 위에 없다"
현대 첫 왕족 구금에 영국 군주제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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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영국 왕자 앤드루, 66세 생일날의 추락… 379년 만에 체포된 영국 왕족
영국 BBC 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의 공무상 부정행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템스밸리 경찰은 이날 저녁 성명에서 "오늘 체포된 60대 남성은 수사받는 중에 풀려났다"며 "노퍽에서의 수색은 종료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련법에 따라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언론은 이 인물이 앤드루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언론은 그가 차량 뒷좌석에서 몸을 뒤로 젖힌 채 앨셤 경찰서를 나서는 사진을 공개했으며, 로이터는 그가 석방 직후 "눈에 띄게 동요한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체포는 이날 오전 8시께 앤드루의 66번째 생일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경찰은 찰스 3세의 사유지인 노퍽 샌드링엄 영지에 있는 앤드루의 거처 우드팜을 급습했으며, 동시에 버크셔에 있는 예전 거처 로열로지에 대한 수색도 병행했다.
영국에서 왕족이 체포돼 구금된 것은 1647년 찰스 1세가 잉글랜드 내전 중 의회 병력에 붙잡힌 이후 379년 만에 처음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디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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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는 2001~2011년 영국 무역 특사로 재직할 당시 확보한 정부 기밀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전달한 혐의(공무상 부정행위)를 받고 있다.
최근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300만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엡스타인 문건에는 앤드루가 2010~2011년 싱가포르·홍콩·베트남 방문 정보와 아프가니스탄 재건 투자 기회에 관한 기밀을 이메일로 전달한 정황이 포함됐다고 로이터·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또한, 그는 2010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당시 엡스타인을 옹호하거나, 중국 방문 전 UAE와 중국 간 80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중개하려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법에 따라 공무상 부정행위는 공직자가 권한이나 책임을 심각하고 고의로 남용했을 때 성립하며, 유죄 판결 시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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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체포는 기밀 유출 혐의에 집중돼 있으나, 앤드루는 엡스타인을 통해 미성년자였던 버지니아 주프레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2022년 주프레와의 민사 소송에서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며 재판을 종결지었으나, 최근 공개된 사진에는 앤드루가 젊은 여성 위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아울러 템스밸리 경찰은 앤드루가 2010년 윈저성 로열로지에서 엡스타인이 보낸 20대 여성과 하룻밤을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여성이 성적 목적으로 윈저의 주소로 이송됐다"는 보고를 받고 성적 목적 이송 의혹 수사도 검토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 찰스 3세 "법대로 하라"… 영국 군주제 존립 논란
찰스 3세는 동생의 체포 소식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법은 반드시 순리대로 흘러가야 한다"며 수사 당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를 약속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며 엄정한 수사를 지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번 체포를 두고 '유감(shame)'이라며 "왕실에 매우 좋지 않은 일이며 찰스 국왕이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왕실 전문가 에드 오언스는 AFP통신에 "영국 왕실에 중대한 순간으로, 우리는 최근 사건들로 군주제가 흔들리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도 이번 사태가 앤드루가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보호받던 마지막 장벽이 제거된 것이라며 왕실이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앤드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경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앤드루는 왕자 칭호와 훈장을 박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위 계승 서열 8위를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