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관계 '첫 단추' 격 대미 메시지, '신중 검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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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내외 매체는 15일 오전 9시 현재까지 미국 대선과 관련한 소식,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지만, 최근 북한 매체가 미 대선 결과를 보도해온 시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긴 침묵이다.
북한은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이틀 만에 노동신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대미 메시지를 내놨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내년도에 집권할 새 행정부”라고 언급하며 자국의 핵 무력을 과시했다.
이보다 앞선 2012년에는 대선 결과 발표 사흘 만에, 2008년에도 이틀 뒤 결과를 소개했다. 2005년에는 닷새 만에 “재선된 미국 대통령”이라고 언급하며 결과를 간접적으로 보도했다.
북한이 일주일 넘게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조지 W. 부시와 엘 고어가 맞붙어 한 달 넘게 승자가 확정되지 않았던 2000년 대선 때다.
북한은 대선 11일 뒤에야 “미국에서 지난 7일 대통령 선거가 있었으나 지금까지 그 결과가 발표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이후 연방 최고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부시 당선이 확정되자 나흘 뒤인 12월 17일에 최종결과를 보도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 국내적으로도 대선 결과가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닌데 굳이 서둘러서 ‘바이든 당선인’을 공식화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마저도 지난 13일 뒤늦게 바이든에 축하 인사를 전하는 등 ‘바이든 당선’이 국제사회에서도 점점 공인받고 있어 북한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는 ‘대미 메시지’를 놓고 북한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