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남해안에 상륙할 때 중심기압이 92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이 51㎧(시속 184㎞)로 예측됐다. 이 정도면 큰 나무가 뽑히고 달리는 기차가 넘어진다. 벽이 무너질 수도 있다. 무려 849명의 인명피해를 냈던 사라, 4조2000억원의 피해를 낸 매미보다 중심기압이 낮아 더 강한 태풍이 불고 피해도 커질 텐데 큰 걱정이다.
사라·루사·매미와 힌남노는 공통점이 가을 태풍인데 문제는 지금이 농작물 생산과 출하 시기라는 점이다. 논농사와 밭농사가 타격이다. 과일 낙하, 비닐하우스 침수, 벼 침수로 농산물 가격 폭등을 불러올 수 있다. 농산물 가격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정부의 물가 관리를 어렵게 한다. 농산물 피해를 줄이려면 특히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또 조심해야 할 것은 도로나 마을 등 저지대 침수와 산사태다. 지난달 우리는 기습 폭우로 서울 강남이 침수된 것을 똑똑히 봤다. 산 여기저기 파헤쳐놓은 태양광 산사태도 경험했다. 폭우와 산사태 후 아직 복구되지 않은 지역이 많은데 이 지역을 특별히 살펴야 한다. 기상청이 '한 번도 예상 못 한 피해 발생'을 경고했는데 이를 간과해선 안 된다.
힌남노 대응은 정부의 몫이지만 국민도 각자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붕괴 지역이나 물가 등 위험지역을 피하고 지하 거주자는 침수에 대비, 하루 이틀 거주지를 옮기는 것도 지혜다. 이동을 자제하고 집 안에 비상용품을 비치하는 것은 기본이다. 자연 현상인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정부와 국민이 총력 대응하면 인명과 재산피해는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