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실패 혹은 자금 부담 기로
고려아연, 결정 이후 본격 대응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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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공개대항매수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고려아연은 남은 기간 자금을 최대한 확보, MBK의 결정을 지켜본 뒤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조정 마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의 결정에 따라 고려아연도 본격적인 대응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기존에 MBK가 설정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이다. 이날 기준 고려아연의 주가는 장중 68만~69만원을 오가다, 69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3.32% 하락했으나 여전히 공개매수가 대비 높은 상황이다. 오는 26일까지 해당 수준의 주가가 유지될 경우 MBK는 공개매수 자체가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 해서 MBK가 매수 가격을 올릴 경우, 자금 부담은 한껏 늘어난다. 영풍-MBK가 추진 중인 고려아연 공개매수 물량은 최소 144만5036주, 최대 302만4881주다. 적어도 1조~2조원은 필요한 셈이다.
일각에선 최종 인수까지 최대 4조원가량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수 가격을 올릴수록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 20일에는 주가가 장중 75만원까지 올라갔으며, 이날 역시 하락했다 다시 70만원에 육박하는 등 요동치고 있어 최종 가격을 정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MBK는 이날 오전 고려아연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앞서 '고려아연 임직원분들, 노동조합분들, 고객사분들 등 대한민국 모든 구성원께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 인수 후 중국에 매각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억측이며,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분쟁이 지속되는 한 이 같은 의혹을 쉽게 뿌리 뽑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26일 이후 고려아연의 대대적인 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제중 부회장 주도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대항공개매수나 향후 대응책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 모두 어떤 결론을 낼지 서로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주 말 즈음이면 분쟁을 마무리 지을 방안이 어느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