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北인권재단 출범 못한 채 UN인권이사국 된 모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sl1.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10010005235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10. 10. 18:05

한국이 3년 임기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에 당선됐다. 국내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사 추천을 하지 않아 북한인권재단이 출범도 못 했는데 해외에서는 북한 인권을 다룬다니 아이러니다.

유엔총회는 9일 투표 참가국 190개국 중 161개국 지지를 얻은 한국을 2025∼2027년 인권 이사국으로 선출했다. 한국은 2025년에 유엔의 3대 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 동시에 활동하는데 그만큼 우리나라의 국격과 위상, 외교 지평이 확장되고 있다는 뜻이다.

외교부는 "이사국 당선은 우리나라가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며 국내외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라고 자평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 3년간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북한 인권 문제를 포함한 주요 국제인권 문제 논의 및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인권이사국 당선은 다른 나라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라는 국제사회의 주문이다.

그럼에도 북한인권재단을 8년째 출범시키지 못하는 것은 고개를 들 수 없는 일이다. 인권재단 이사는 여당과 야당이 5명씩 추천하고, 통일부 장관이 2명을 추천하는데 민주당은 이사를 추천하지 않고 있다. 우원식 현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 전직 의장들도 이사 추천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깜깜무소식이다. 이사 추천을 정식으로 거부한 것도 아니고, 추천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역대 국회의장이 공문을 10여 차례 보냈어도 답이 없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려는 노력이다. 북한은 인권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낼 수 없을 정도로 인권침해가 극심하다. 남한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처형하고, 탈북하다 잡히면 정치범 수용소 아니면 죽음이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국경에 철조망을 겹겹이 설치한 모습도 공개됐다. 남북 간 철도와 도로를 폐쇄하고 요새화 공사도 하고 있다. 탈북을 막고, 남한 문화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인데 이런 것도 크게 보면 북한 주민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심각한 인권 탄압이다.

한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활동하려면 북한 인권을 거론해야 하는데 정작 필요한 북한인권재단을 출범시키지 못한 것은 인권 이사국의 품격과도 맞지 않는다. 민주당은 국내 문제는 작은 일에도 인권을 운위하면서 북한과 관련해서는 말이 없다. 북한 주민이 인권침해를 당해도 괜찮다는 것인지, 아니면 북한 정권의 입장을 배려해서 인권 얘기를 아예 꺼내지 못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북한 주민의 인권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인권재단 이사 추천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