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봉 교수 "휴학 명분 더 이상 없어, 증원 부작용 수습부터"
정년퇴임 교수 채용, 해부 수업 2부제 등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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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오는 봄 학기 복학 여부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다섯 명 중 한명 꼴인 23%가 "이번 학기에는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77%는 여전히 복학을 반대했다. 휴학생 A씨는 "1년 더 휴학하려니 부담스럽고, 바뀌는 게 아무 것도 없을까봐 불안하다. 3, 4학년 선배들이 먼저 복학하면 분위기가 좀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여전히 증원된 학생들을 수용할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정부가 의대교육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는 것이 먼저"라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으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2026년 의대증원 0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홍승봉 성균관대 교수(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는 "이미 정부가 2026년 의대정원은 원점 재검토하기로 발표했다. 의대생이 더 이상 휴학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025년 이후 의대 과밀화 부작용을 얼마나 빠르게 수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24, 25학번 최대 7500여명을 수용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부족한 교수직에 정년퇴임한 기초의학 교수 채용을 진행하는 방안이다. 홍 교수는 "정년 퇴임한 기초의학 교수들만 불러도 상당수다. 아직 건강하신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을 배정하지 않는 것은 엄청난 인력 낭비"라고 설명했다.
인체 해부 수업은 2부제를 도입해 영상과 실제해부를 병행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그는 "실제 해부수업을 진행할 때 6명 정도가 시신 한 구를 놓고 수업하는데 제대로 보지도 못한다. 영상, 정밀한 비디오를 병행하면 수업효과가 기존방식보다 훨씬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상 의학 교육은 수련병원 외에도 종합병원들과 개원가를 이용하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학생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정부가 구체적인 수업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추상적인 대안만 제시하기 때문에 의료계에서도 반발만 이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년간의 학사 파행으로 인해 학생의 교육과 의료인력 양성 중단이 장기화해 사회적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이제는 학생 복귀와 학사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모든 대학이 공감하고 동의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