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예산 변경에 8억 이상 확보
수련기관 기존 5→17개소 대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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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외상학 세부전문의' 취득을 위한 수련 지원자를 공모한다. 올해 지원 인원은 예년 5명에서 7명으로 확대되며 수련전문의 1명 당 1억2400만원의 수련 비용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당초 외상학 전문의 수련 지원사업 관련 예산은 올해 사업 계획에 전액 미반영됐었지만 지난 14일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응급의료기금 운용계획을 변경, 총 8억68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변경하면서까지 외상학 전문의 수련 지원에 나서는 데에는 예산 부족에 따른 수련센터의 운영 중단 위기가 대두되면서다. 실제 최근 3년간 관련 예산은 하향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2023년 14억원이었던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예산은 이듬해 9억원으로 3분의 1가량 축소됐다. 올해는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수급관리 사업'으로 일원화한다는 명목으로 예산 책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예산 미책정의 여파는 머지않아 나타났다. 지난달 초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의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가 예산 부족에 따른 운영 중단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중증 외상학 전문의 수련센터인 이곳에서는 2014년부터 교육 훈련비 등 관련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 받아 매년 2명 가량의 전문의를 배출해왔지만 올해 예산이 끊기며 운영을 멈출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구로병원 수련센터의 운영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시가 재난관리기금 5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복지부가 지원 예산을 확보하며 우선 한숨은 돌릴 수 있게 됐다. 정부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으로 외상학 전문의 양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수련 지원 대상 기관과 전문 과목 등 올해 지원사업의 범위도 확대한다. 기존 5개소였던 수련기관은 대한외상기관이 지정한 병원 중 권역외상센터 12곳을 추가, 총 17개소로 늘어났다. 동시에 응급의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 등 신규 전문 과목도 새로 추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외상전용 중환자 병상이 확보된 의료기관에서 다양한 외상환자를 진료하며 양질의 수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중증외상 분야 전문인력 부족 문제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