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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CU, 백종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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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5. 03. 24. 17:06

백종원 대표님 프로필4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김지혜 명함
기업이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고 유명인을 모델로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유명인이 대중에게 각인된 긍정적 이미지를 상품과 결부해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서입니다.

편의점 CU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10년을 함께 한 이유도 이것입니다. 당시 백 대표는 2014년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골목식당' '집밥 백선생' 등으로 요리연구가뿐 아니라 영세 상인을 돕는 사업가로서의 이미지도 구축했지요.

자취생들도 간단히 따라하기 쉬운 레시피, 착한가격, 상생이란 이미지가 백 대표 앞에 늘 따라 붙었습니다.

경쟁사 GS25의 '김혜자 도시락'에 맞설 만한 인물로 백종원 대표가 CU의 간판모델이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백종원 도시락은 10년 동안 CU의 효자 상품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출시한 백종원 제품은 약 550여종. 백종원 간편식 시리즈 판매량은 4억6000만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백 대표가 잇단 구설수에 오르며 사회에 선향 영향력을 끼치는 아이콘에서 이슈메이커로 전락하면서 CU도 곤혹스러운 입장입니다.

시작은 설 선물세트로 판매한 '빽햄'입니다. 100% 한돈을 사용해 45% 할인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상은 경쟁사 제품보다 돼지고기 함량도 낮고 가격도 비쌌습니다. 한마디로 꼼수를 쓴 겁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농지법 위반 의혹과 감귤맥주의 재료 함량 문제, 농약분무기 사용, 새마을식당의 직원 블랙리스트 등 수면 아래에 있던 문제들이 연일 터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원산지 표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도 됐습니다.

한순간에 백종원 대표의 이미지는 영세상인을 돕는 '사업가'에서 잇속만 챙기는 '장사꾼'으로 전락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CU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3월은 개강시즌과 맞물려 간편식 판매가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아직은 백종원 이슈 영향을 받지 않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편의점 가성비 도시락과 '장사꾼' 이미지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죠. 신뢰로 엮인 10년간의 동행이 '아름다운 이별'로 마무리될지 모르겠습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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