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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성향에 따라 판결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법치가 망가지고 있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법원의 판결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최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판사들의 성향에 따라 판결이 크게 엇갈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사법부의 독립성과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판사들이 법리적 판단보다 개인적 신념에 따라 결론을 내리는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사실 이미 이재명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가 있기 전부터 법원의 역할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극대화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재판에 앞서 "3명의 판사 중 2명이 어느 지역 출신이더라," "어느 판사가 우리법연구회더라. 그러니 결론이 걱정이 된다"는 등의 이야기가 '찌라시'로 나돌았다.
판사 개개인의 이념과 가치관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는 같은 법 조항을 두고도 판사에 따라 정반대의 해석이 내려진다면, 법의 예측가능성이 사라지고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판결에서 이 논란과 우려가 정점을 찍었다.
법원은 행정부와 입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으로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도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판사들이 주요 사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을 내린 사례가 사실은 빈번히 있었다.
묘하게도 권순일 전 대법관이 과거 이재명 대표의 사건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내린 것 역시 이해가 가지 않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이 훼손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었다. 특정 성향의 판사들이 주축이 된 법관 연구 모임이 존재한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었으나 이제는 아예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판결을 내린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판결의 일관성 확보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판결이 일관되게 내려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판사들이 법 해석에 있어서 보다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따라야 한다. 특히 법리적 해석이 중요한 사건에서는 법적 근거와 논리적 흐름을 중시하고, 판결이 법조문과 상식에 부합하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같은 사건에서 판사가 바뀌었다고 해서 판결이 크게 달라지는 일이 없도록, 판결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양형기준표를 더 보강하여 판사들이 자의적 사견이 들어가지 않고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양형기준표에 의거하도록 하고 오히려 개인의 생각이 아닌 전문가 집단의 견해에 따라 사법부가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재명의 재판이 국민배심원 재판이었어도 과연 무죄가 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법관 인사 시스템은 더욱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특정 성향의 판사들이 한쪽 진영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관 배치가 정치적 중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한 법관에 대한 인사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공정한 절차를 마련하고, 각종 인사와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특히 법관들이 정치적 성향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관들이 특정 정치적 모임에 참여하거나 특정 정치 세력과 연관을 맺고 있다면, 이는 법원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법관들이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규제하고, 법관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판사들은 SNS 활동과 사적 모임도 견제해야 할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 그만큼 고독하고 외로운 엄중한 자리가 재판관의 자리다.
이렇게 무너진 사법부를 재건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제 과거 판례를 다 챗GPT에 입력을 하고 개인의 성향과 감정이 없는 AI 판사를 도입해서 실제 판결이 이 AI판사의 판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그렇게 할 때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이 나올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이제 정말 더 이상 이번 이재명 판결을 선고한 그런 판사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류여해 (객원논설위원, 수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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