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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의 우리들의 주거복지] 주택시장 초양극화, 그룹화 등 구조적 개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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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심의실

승인 : 2025. 04. 02. 18:03

장용동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주택시장에서 최고의 관심은 시장의 미래 모습이다. 주택은 단기 소비상품이 아니라 적어도 몇 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소비하는 고가 상품이어서 미래 상황을 감안해 투자나 정책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미래의 모습은 트렌드라는 큰 물줄기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적어도 2000년대 이전까지는 부족한 주택량이 큰 변수였으나 현재는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 감소와 지역 편중, 경제사회의 양극화와 저성장, 그리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발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청년층을 비롯해 주택시장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축들과 맞물리면서 시장을 이전과는 크게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켜 가고 있다.

시장 흐름 변화의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양극화와 차별화이다. 탄핵 혼란 정국과 경제난, 그리고 극심한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집값이 크게 움직였던 상황이 바로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이는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지속적인 흐름으로 가격이 하락하거나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많은 지역과 달리 일부 지역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로 전이되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5분위 배수다. 가격이 상위 20%인 주택과 하위 20%인 주택을 비교한 값으로 아파트의 경우 지난 2015년 5배 수준이었으나 현재 10배를 상회하고 있다. 상위 20%인 주택의 가격이 하위 20%보다 10배나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격차가 갈수록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도 2015년 4.1배였던 배율이 올해 들어 7.5배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초양극화 현상은 서울권을 비롯한 수도권과 지방, 또 같은 지역인 서울권, 수도권, 지역권 내에서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를 시장적으로 말하면 상위아파트는 가격이 더 많이 오르고 적게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내놓은 지역과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의 실상은 세계적이다. 도시 규모에 따라 집값 격차가 큰 나라로 한국이 우선적으로 꼽힌 것이다. 18개국 중 한국에서만 인구 150만명 이상인 대도시의 평균 집값이 10만명 미만 소도시의 3배 이상에 달했다. 다시 말해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등의 대도시 집값이 경북 상주, 경기 동두천, 강원 동해시 정도 소도시 집값의 무려 3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한발 더 나아가 대도시와 소도시의 집값 격차가 200%를 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해 그야말로 초양극화의 나라임이 드러났다.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로 지방은 소멸하는 반면 자산을 형성하고 증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전히 수도권 부동산에 수요가 몰리는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그렇다면 향후 초양극화 주택시장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초양극화의 핵심 원인이라 할 수 있는 교육을 비롯해 의료, 교통 인프라와 일자리 환경 격차 등의 해소를 위한 대대적인 국토 개조 계획이 나오지 않는 한 서울 수도권과 지역권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게 분명하다. 또 수도권의 경우 서울 강남, 경기 남부와 나머지 변방으로 구분되고 대도시 내 양극화로 번지면서 그룹화가 가속화될 개연성이 높다. 주택시장의 그룹화란 생활권이나 교육 등 인프라가 비슷한 인접 지역의 주택들이 하나의 그룹 또는 집단처럼 비슷하게 움직이는 상황을 말한다. 예컨대 서울은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외에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의 그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그룹화는 지방 대도시권에서도 상위권 가격 단지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상위권과 중위권 아파트의 가격은 격차의 확대와 축소를 반복할 것이며, 시차를 두고 상위권 아파트가 움직이면 중위권이 움직이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따라서 초양극화와 그룹화는 향후 내 집 마련이나 투자전략, 주택 정책 수립에 핵심 고려사항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월 서울시의 강남 3구의 토지거래 허가제 해제와 이로 인한 집값 파동에서 보듯이 저성장 속 경기침체, 인구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불씨는 여전하다. 새로운 집을 찾아 나서는 수요층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또 시장이 왜곡될수록 투자와 정책은 더욱 어려워진다. 지역적 수급 전략도 중요하지만, 삶의 인프라를 균형 있게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주택시장 왜곡을 막는 핵심 요소다. 지역별로 인프라 수준을 점수화해 낙후지역을 선별하고 인프라와 일자리를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대대적인 국토 개편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논설심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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