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테마주' 상지건설 등도 상한가
거래소 "불공정거래 모니터링 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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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통상 정치테마주는 대선 이후로 주가가 곤두박질쳤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뤄진 조기대선 당시에도 정치 테마주 급등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한 피해를 봤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이상매매 거래에 투자한 개인이 98%에 달한다며 한 명당 80만원 가까이 손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정치테마주 관련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소는 이상매매 거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발표된 4일, 차기 대권주자들의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상지건설과 형지글로벌은 지난 4일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9.96%, 10.03% 올랐다. 과거 상지건설의 사외이사가 이 대표 캠프에 합류하면서 테마주로 부상했다.
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무상교복 정책을 추진할 때 형지글로벌 관계사 형지엘리트의 교복을 공급하면서 이 대표 테마주로 분류된 것이다.
올초 3065원이었던 형지글로벌은 지난달 말부터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3640원이던 형지글로벌은 이달 2일까지 각 영업일마다 30%에 달하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형지글로벌 종가는 지난달 28일 4730원, 31일 6140원에서 이달 1일에는 7980원, 2일 1만370원을 기록했다.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자 거래소는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고, 지난 3일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상지건설도 지난 2일부터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중에 있다. 이달 3일 4만1200주였던 거래량이 4일에는 37만1423주로 크게 늘었다.
4일 하루에만 주가가 30% 급등한 경남스틸과 써니전자는 각각 홍준표 테마주, 안철수 테마주로 꼽힌다. 경남스틸이 홍준표 대구시장의 테마주로 꼽히는 배경은 홍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원에 위치해 있고, 해당 회사의 회장이 홍 시장의 행사에 참여했다는 이유에서다.
올 초 대비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곳은 평화홀딩스다.
평화홀딩스의 김종석 회장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같은 경주 김씨라는 점, 계열사 공장이 김 장관 고향인 영천에 있다는 점 등을 들면서 김문수 테마주로 지목됐다.
문제는 대선이 치러질 때마다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다. 2017년 5월 장미대선 당시에도 정치 테마주 열기는 빠르게 식었다.
앞서 문재인 테마주로 꼽힌 우리들휴브레인 주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최고점(1만3900원)을 기록했으나 대선 전날에는 4835원으로 급락했다. 당시 이 회사는 문 후보와 어떤 이해관계가 없다고 공시했지만, 시장에선 먹히지 않았다.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과 써니전자, 홍준표 테마주인 세우글로벌 등도 대선일에는 고점 대비 최대 60% 하락한 바 있다.
정치테마주가 '개미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2016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1년간 심리한 결과, 이상매매 주문 사례 26건을 적발했는데 이중 20건(76.9%)이 정치테마주였다.
테마주의 주가변동률은 평균 89.3%였고, 심리대상 종목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비중은 98.2%에 달했다.
회사의 가치나 실적과 무관한 학연, 지연으로 얽힌 테마주에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본 투자자들도 상당하다. 2017년 정치테마주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계좌당 평균 손실액은 77만원에 달했다.
이에 거래소는 탄핵 선고일 당일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테마주 등에 대한 불공정거래 모니터링과 함께 예방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며 "불법 공매도 관련 점검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