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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점유율 70% 잡아라… 4대은행 ‘업비트’ 제휴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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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4. 23. 18:06

10월 케이뱅크와 제휴기간 만료 앞둬
銀, 조 단위 자금 운용·잠재고객 효과
거래소, 법인 고객 유치로 점유율 ↑
아직 제휴 없는 우리·하나 '물밑경쟁'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파트너십을 맺기 위한 시중은행들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당국이 기관·법인들의 가상자산 투자 빗장을 열어준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은행들은 코인 관련 예금을 확대해 잠재 충성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투자 큰손'인 법인들의 가상자산을 수탁해주면서 수수료 등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업비트도 대형 은행과 손잡을 경우 시장점유율 확대와 법인 고객 유치 효과를 볼 수 있다. 오는 10월께 케이뱅크와의 제휴가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관전 포인트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간 미묘한 신경전이다. 두 은행 모두 아직 가상자산거래소와의 제휴를 맺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는 만큼, 업비트와 제휴를 맺을 경우 상호 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업비트에 자체 인증서를 도입하는 등 파트너십을 조용히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이미 빗썸·코빗과 손을 잡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각자 장점을 강조하며 업비트와의 파트너십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는 오는 10월 케이뱅크와의 실명 입출금계좌 제휴 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한다. 업비트는 작년 케이뱅크와의 계약을 1년 갱신했는데, 이를 두고 업비트가 새로운 은행을 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은 모두 업비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비트와 손잡을 경우 입출금 계좌 제휴를 통해 젊은 고객층을 대거 유치해, 향후 대출 등 다른 금융상품 가입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입출금 계좌로 유입된 조(兆) 단위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법인 고객 공략이다. 금융위원회가 올 하반기부터 법인들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해주면서, 업비트 입장에선 법인 고객군을 보유한 유력 은행과의 파트너십이 더욱 중요해졌다. 은행들은 법인 가상자산 수탁 시장을 선점할 수 있고, 업비트 등 거래소는 법인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우리은행이 업비트에 공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은행은 4대 은행 가운데서도 대기업과 중견기업 고객군이 넓어 기업금융에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가상자산 시장점유율 70%에 달하는 업비트와 계좌 제휴를 맺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신사업 관련 부서를 통해 업비트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작년 10월 업비트에 '하나인증서'를 도입했다. 하나은행은 "단순 실명인증 서비스로 아직 관심 있게 보는 단계"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업비트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기 위한 발판으로 해석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지켜보는 분위기다. 각각 5대 거래소로 꼽히는 빗썸·코빗과 손을 잡은 상황이지만, 업비트의 시장점유율이 70%로 절대적인 만큼 은행권 제휴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한은행은 법인 영업에 강할 뿐더러, 서울·인천시금고로 지정돼 있어 매력적인 후보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은 젊은 고객층 비중이 높고 2위 거래소인 빗썸과의 제휴 경험이 있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 입장에서는 법인 고객 유치가 중요하다"며 "법인 고객 확보 역량을 잘 갖추고 관련해 협조를 잘해줄 수 있는 곳 은행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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