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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미술 美 느껴볼까...고미술 전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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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5. 12. 12:53

겸재 정선 걸작부터 민화, 부채그림까지 다채롭게 선보여
인왕제색도(왼쪽)와 금강전도가 걸려 있는 '겸재 정선'전의 전경. 호암미술관
인왕제색도(왼쪽)와 금강전도가 걸려 있는 '겸재 정선'전의 전경. /호암미술관
우리 선조들의 미학이 담긴 고미술 전시가 잇달아 열려 눈길을 끈다.

올해 국내 주요 미술관들이 한국 고미술에 주목한 대형 전시를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조선 회화의 거장' 겸재 정선의 작품들이 전시장에 대거 걸렸다.

이 가운데 경기 용인의 호암미술관 전시는 진경산수의 창시자인 겸재 정선의 대표작들을 모아 역대 최대 규모로 선보이는 자리다. 호암미술관, 간송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18개 기관과 개인 소장품 165점이 한 자리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지난달 개막 후 열흘 만에 관람객 수 3만 명을 돌파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시작에는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 등 국보 2점과 보물 7건(57점)이 포함됐다. 진경산수화, 관념산수화, 고사인물화(옛 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 화조영모화(꽃과 새, 동물을 그린 그림), 초충도(풀과 벌레를 그린 그림) 등 정선의 예술세계가 총망라됐다.

조지윤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호암미술관과 간송미술관의 협력을 통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전시가 성사됐다"며 "장대한 금강산을 한 폭에 담아내듯 정선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6일까지 이어진다.

겸재 정선의 작품은 서울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겸재정선미술관은 개관 16주년 특별기획으로 6월 25일까지 '아! 금강산, 수수만년 아름다운'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금강산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이 소장한 유물과 이응노, 변관식 등 근현대 동양화 거장들의 주요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소장한 '겸재정선화첩'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전(傳) 김홍도의 '해동명산도' 등 희귀 소장품이 구립미술관에서는 처음으로 전시된다. 진경산수의 걸작으로 꼽히는 겸재정선화첩은 독일 수도원에 소장돼 있다가 2005년 왜관수도원에 영구대여 형식으로 반환돼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추사 김정희 지란병분
추사 김정희의 '지란병분'. /간송미술관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는 우리 조상들이 부채에 글과 그림을 써넣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선우풍월'(扇友風月. 부채, 바람과 달을 함께 나누는 벗)전은 간송미술관이 1977년 열었던 부채 전시 이후 48년 만에 여는 선면서화 전시다. 전시는 이달 25일까지.

전시에서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133점의 선면서화 중 54건(55점)을 선보인다. 이 중 23건은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추사 김정희, 우봉 조희룡, 단원 김홍도 등이 그린 부채 그림부터 김은호, 이상범, 변관식 등 20세기 초 근대 화가들의 작품까지 만날 수 있다.

호작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호작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는 조선시대 민화의 독특한 미감을 현대적 관점으로 조명한 조선민화전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18세기 후반∼20세기초 책가도와 문자도, 백선도, 어해도 등 다양한 소재의 민화들을 고루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순수미술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민화에서 특유의 자유로운 화법과 상징, 강렬한 색채와 조형 언어 등을 새롭게 주목했다. 작품 접근을 제한하는 다른 전시들과는 달리, 작품과 관람객 사이를 최대한 좁혀 작품의 세부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했다. 6월 29일까지.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는 대표 유물 100여 점을 모은 '호림명보'(湖林名寶)이 진행 중이다. 호림 윤장섭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도자와 회화, 전적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보 8건, 보물 54건 등 교과서에 나올 법한 유물이 가득하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1916∼1984)가 '비싸더라도 꼭 입수하라'고 조언했다는 '백자 청화매죽문 유개항아리', 조선 전기인 1443년에 일본으로 넘어간 뒤 500년이 지나 고국 품으로 돌아온 국보 '백지묵서 묘법연화경' 등 귀한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7월 26일까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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