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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로벌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길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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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5. 13. 15:26

고경민 굿블록 대표이사
고경민 (한국디지털자산평가인증 전문위원, 굿블록 대표이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한국 대선주자들의 공약에 다시 한 번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례적인 관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의 관심은 지난 선거나 정책들과는 그 온도가 다르다는 느낌이다. 예전의 애매모호하고 지지부진한 기류보다는 정확하고 진지하게 디지털자산 시장을 대하는 느낌이다. 이러한 기조들에 힘입어 큰 잠재력을 지닌 한국 디지털자산 시장은 성장할 기회를 맞았다.

현재 디지털자산 상품 중 가장 이목을 끄는 상품은 단연 RWA(Real World Asset, 실물자산 토큰화)이다. RWA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채권, 주식, 금, 예술품, 지식재산권(IP) 등 실물 기반 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하여 블록체인상에서 거래·유통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전통적으로 유동성이 낮거나 거래 단위가 큰 실물 자산을 조각 단위로 분할해 소액으로도 누구나 쉽게 거래할 수 있게 해준다. 몇 년 전 광풍이 불었던 NFT (Non-Fungible Token)도 RWA 상품 중 하나이다.

현재 글로벌 RWA 시장은 미국, 싱가포르, 스위스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MakerDAO, Ondo Finance, Centrifuge, Maple Finance 등 DeFi 기반 프로젝트들이 미국 국채, 기업 대출, 부동산 등을 기반으로 한 RWA 토큰을 발행하고 있으며, 이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예: DAI), 담보 활용, 이익공유 등을 통해 시장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풍부한 자금력의 미국의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 전통 금융기관들 또한 RWA 토큰화에 본격 진출 중이다.

한국의 RWA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STO(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본격적인 제도권 편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STO 가이드라인을 통해 증권형 자산의 토큰 발행 조건과 유통 구조를 명확히 하였으며 현재 일부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과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 지식재산 기반의 서비스들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토큰의 증권성 판단, 수탁 및 실물 검증 체계, 유통 규제 등 아직 해소되어야 할 제도적 과제가 많이 남은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 RWA 시장에서 큰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다. K-팝과 K-드라마처럼 세계에서 검증된 창의적인 콘텐츠가 있고, 디지털자산 시장의 유동성도 풍부하다. 이를 서비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검증된 디지털자산 기술기업도 충분하다. 한국은 RWA 시장은 주도권을 쥐고 선점할 잠재력이 있다.

한국이 글로벌 RWA 시장을 선도하고 디지털자산의 허브가 되기 위해서 첫째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 RWA의 성격상 자본시장법, 전자금융법, 신탁법 등이 복합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명확한 법적 정의와 발행·유통 기준이 필요하다.

둘째로 온체인 데이터 인증 및 RWA 디지털자산 수탁 시스템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 RWA의 자산 기반을 신뢰할 수 있는 제삼자가 검증하여 공개해야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금융기관과 디지털자산 기술기업 간의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 전통 금융권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블록체인 기술에 더해져야 경쟁력 상승이라는 시너지 효과가 발현될 수 있다. 그래야 K-디지털자산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고, 한국이 RWA 시장의 허브 역할을 도모할 수 있다.

한국 디지털자산 시장은 최근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흐름과 맞물려 중대한 기로에 섰다. 빠르고 정확히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새롭게 재편되어 가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움직일 수 있다.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길 바란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고경민 한국디지털자산평가인증 전문위원, 굿블록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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