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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식 라자로 추기경 “조용한 레오 14세, 북미 관계 큰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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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7. 03. 14:11

"진취적인 프란치스코 교황, 레오 14세 경청 잘해"
한반도 문제 논하며 "대통령님께 교황 만남 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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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강당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사진=황의중 기자
"레오 14세 교황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성격이 다르다. 전임자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라면, 레오 14세는 조용하고 남의 말을 경청한다. 미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신임 교황은 북미 관계에서 큰 역할을 하실 것이란 기대가 있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강당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이같이 말했다. 바티칸(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은 7월 휴가차 방한해 이날 국내 언론매체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 추기경은 교황 레오 14세가 어떤 인물인지, 바티칸이 보는 한국과 한반도 평화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레오 14세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를 위해 한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중에 주교부 장관으로 활동했던 레오 14세와 성직자부 장관인 자신은 업무상 자주 소통했다며 "아주 친하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으로, 유 추기경의 바티칸 유학 시절 스승 역시 성 아우구스띠노회 수도회 출신 프로스페로 그레치 추기경이었다. 유 추기경은 "교황(레오 14세)께서 추기경 시절 자신과 같은 건물 바로 아래층을 숙소로 써서 자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다"며 "그레치 추기경 이야기도 하고 (업무 외적인) 소소한 이야기도 나눴다"고 회고했다.

새로운 한국인 추기경이 나올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유 추기경은 "교황(레오 14세)께선 아직까지 추기경 회의 때도 많이 듣고 계신다. 조만간 정리가 되면 인사를 하실 것"이라며 "금년 말쯤 적당한 때에 새로운 추기경을 임명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51년 11월생인 유흥식 추기경은 2026년 11월이면 만 75세로 은퇴를 신청할 수 있는 나이에 달한다. 75세 이하 추기경은 한국천주교 내에서 유 추기경 한명 뿐이다. 콘클라베 참가 연령 또한 80세 미만으로 이 때문에 한국 대주교 가운데 새로운 추기경이 나올 필요성이 제기된다.

남북 문제와 관련해서 유 추기경은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그는 "적극적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시절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여러 경로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한 측이 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겉으로 요란하게 일을 추진하기보다 상대 입장을 배려하며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문제 등 이유로) 대통령님께 가능하면 금년 중에 교황청을 방문하셔서 교황님을 뵀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드렸다"며 "다만 대통령실 일정하고 외교상 문제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흥식 추기경은 대전교구장으로 재직하던 2021년 6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는 교황청 장관에 한국인이 임명된 첫 사례다. 유 추기경은 이듬해인 2022년, 한국인으로는 4번째로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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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중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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