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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페이에 코인까지… 형지글로벌 빨라진 ‘지주사 전환’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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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07. 03. 17:46

최준호 부회장 필두 그룹 체질개선
유·무상증자 자금조달 해외시장 박차
계열사 결제권·컨트롤타워로 존재감 업
최근 '형지그룹 2세' 최준호 부회장이 이끄는 형지글로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해외 비즈니스 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에서 더 나아가 통합결제플랫폼 '형지페이' 개발 등으로 그룹 계열사의 결제권도 쥐게 됐다. 일각에서는 2세 경영체제 안착과 함께 형지글로벌을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 채비를 갖추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형지그룹 내 계열사의 해외사업을 설계하던 형지글로벌이 최근 신사업을 넘어 스테이블코인까지 진출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그룹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형지글로벌의 전신은 패션그룹형지가 2014년 인수한 골프의류 기업 '까스텔바작'으로, 2021년 최준호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후 골프웨어에 치우친 포트폴리오 확대와 계열사 해외진출을 도우며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사명을 아예 '형지글로벌'로 바꾸면서 그룹 내 존재감은 더 커졌다.

형지그룹은 최병오 회장이 지분 90.39%를 보유한 패션그룹형지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형지글로벌 지분도 53.58%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그럼에도 형지글로벌 중심의 지주사 재편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최근 형지글로벌의 변화 때문이다. 형지글로벌은 올해 사명 변경과 함께 지난 4월에는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동시에 진행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총 600만주를 발행해 19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보통주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진행했다.

자금조달과 함께 최근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최초로 선언한 스테이블코인 개발로 형지그룹이 보유한 전국 2000여개 유통망과 600만명의 고객을 묶어 올해 목표매출만 1조원인 그룹 전체의 통합 결제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관련 6건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벨기에 명문 겐트대학교와 해양 바이오섬유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 리파이너리 구축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연구소 설립에도 나섰다. 패션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친환경 전환'을 위해서다.

해외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형지글로벌은 중국 단체복 조달 전문기업 보노(BONO)와 '한중 복장조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지 단체복 시장 진출을 알렸다. '복장조달'은 유니폼, 작업복 등 각종 단체복의 구매 및 납품 사업을 아우르는 것으로, 중국 교복시장에 진출해 입지를 다지고 있는 형지엘리트와 함께 유니폼 등을 공략해 중국 단체복 시장에서 형지그룹의 영향력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물론 형지글로벌은 지주사 요건은 아직 충족하지 못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 지분가치가 자산총액의 50%를 넘어야 한다. 지난 1분기 기준 형지글로벌의 자산총액은 요건에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최근 외형확대 등으로 자산 요건 등은 충분히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형지글로벌도 지주사 전환에 긍정적이다. 형지글로벌 관계자는 "그룹 혁신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맡으며 결제시스템 혁신을 비롯해 친환경 전환과 해외사업 전략 수립 등을 추진했다"면서 "글로벌 패션기업으로의 도약을 실현하고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 지주사 전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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