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세 재편·투자 지원책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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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기댈 곳은 고부가가치 '항공유'다. 6월 수출부터 물량 기준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향 항공유 수출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수요를 선점해 나가고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실적이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S-OIL)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조485억원, 영업손실 3440억원, 순손실 668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과 환율 안정세로 인한 정제마진 축소가 직격탄이 됐다. 에쓰오일 측은 "정유부문에서 적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제마진이 저점을 기록하고 다시 높아지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이익폭이 축소된 상황이다. 특히 이미 고가에 들여온 원유와 재고평가손실도 크게 영향을 줬다.
다만 안정적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기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4340만 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16.0%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36억 4226만 달러로 2.6% 늘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9개월만에 수출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항공유 수출이 크게 늘면서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 6월 항공유 수출물량은 926만8000배럴로, 전월 대비 25.7% 증가했다.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며 2023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경신한 수치다.
주요 수출국 가운데 호주는 전체 수출의 15.8%로 1위를 유지했고, 일본(12.4%), 미국(11.3%)이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향 수출이 항공유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전년 동월 대비 대미 항공유 수출 물량은 약 36% 증가했다.
실제로 에쓰오일 또한 2분기 정유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지만, 항공유와 휘발유의 미국향 수출이 전년 대비 약 20%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 부과다. 석유제품 원료가 되는 중유에도 개소세를 부과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어서다.
아울러 현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신사업으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세제 혜택 등도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특히 정유업계는 친환경 전환 등을 위해 설비 투자 등을 추진해야하는 상황이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지원책이 저조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출 확대와 원유 도입 다변화가 대응 전략이 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정제마진 회복 여부에 따라 업계 실적도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