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승격 경쟁,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막판 혈투로 치닫는 K리그2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sl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03010000480

글자크기

닫기

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11. 03. 08:21

전남·서울이랜드·성남, 두 자리를 놓고 이어가는 숨 막히는 막판 레이스
부산·김포, 전승을 전제로 상대 결과를 기다려야... 버릴 수 없는 승격의 희망
01
성남FC 후이즈가 전남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2025시즌 K리그2의 승격 경쟁이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정규리그는 이제 두 경기만 남았다. 각 팀의 명암은 단 한 경기, 한 골의 결과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인천유나이티드가 일찌감치 우승과 함께 K리그1 자동승격을 확정지으며 먼저 웃었고, 2위 수원삼성은 K리그1 11위 팀과의 승강전 출전을 확정지었다. 남은 승격의 문은 단 세 자리. K리그1의 10위 팀과 맞붙기 위한 무대, 즉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3~5위 간 단판전) 진출권을 두고 치열한 막판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순위표는 말 그대로 숨 막히는 구도다. 3위 부천FC1995가 승점 63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시선은 남은 두 자리를 놓고 맞붙은 세 팀으로 향한다. 4위 전남드래곤즈와 5위 서울이랜드가 나란히 승점 59로 어깨를 나란히 했고, 6위 성남FC가 58점으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4위부터 6위까지의 간격은 단 한 경기 결과로도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는 거리다.

여기에 부산아이파크(승점 55)와 김포FC(승점 54)도 마지막까지 시선을 위로 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승부지만, 두 팀 모두 남은 두 경기에서 반드시 연승을 거둔 뒤, 상위권 팀들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자력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04
인천과의 경기 후 무승부에 아쉬워하는 부산아이파크 페신. /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05
경남 원정 무승부 후 아쉬운 표정을 짓는 서울이랜드 선수들. /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표면적으로는 3~6위의 네 팀이 플레이오프 유력권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그 아래의 두 팀까지 포함해 6팀 모두가 아직 희망의 불씨를 지키고 있다. 순위표의 숫자는 그저 현재의 순간일 뿐, 단 두 경기의 시간 속에서 언제든 새로운 서사가 쓰일 수 있다. 리그가 막판으로 접어들수록 각 팀의 전술보다 중요한 것은 집중력과 심리전이다. 승점보다도 한 골의 의미가 커지는 시기, '누가 지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느냐'가 승격의 향방을 가른다.

2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 성남의 맞대결은 승격 경쟁의 흐름을 뒤흔든 한 판이었다. 4위 전남과 6위 성남의 대결은 사실상 '플레이오프 전초전'이었다. 오후 2시, 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경기장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양 팀 모두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고, 초반 20분 동안은 탐색전이 이어졌다. 양쪽 윙백이 서로의 진영을 견제했고, 중원은 몸싸움과 세컨드볼 싸움으로 메워졌다.

전반 42분, 전남의 발디비아가 얻은 프리킥을 날카롭게 처리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고, 이어진 44분 균형이 깨졌다. 성남의 오른쪽 프리킥에서 신재원이 올린 크로스를 베니시오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원정석에서 환호가 터졌고, 전남 벤치는 고개를 떨궜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전남은 공격 라인을 끌어올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르본과 호난이 번갈아 전방을 흔들었고, 발디비아가 하프라인 아래에서 공을 배급했다. 그러나 12분 만에 성남의 역습이 전남의 허를 찔렀다. 김정환이 왼쪽을 돌파해 낮게 올린 크로스를 이정빈이 슈팅으로 연결했고, 골키퍼 최봉진이 쳐낸 공을 후이즈가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순식간에 2대 0. 분위기는 완전히 성남으로 넘어갔다.

전남은 포백으로 전환하며 하남, 정지용, 장순혁을 잇달아 투입했지만, 성남의 수비는 단단했다. 베니시오와 이상민이 중앙을 지켰고, 골키퍼 양한빈은 후반 막판까지 안정된 캐칭으로 시간을 지켰다. 후반 추가시간 전남은 세 차례 결정적 기회를 잡았지만, 모두 성남 수비의 몸을 맞거나 골대를 스쳤다. 결국 경기는 성남의 2대 0 완승으로 끝났다.

06
성남FC 김정환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전남은 승점 59에 묶이며 서울이랜드와의 격차를 벌리지 못했고 다득점 우위로 간신히 4위를 지켜냈다. 반면 성남은 3연승으로 58점을 기록하며 5위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경기 후 전남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성남 선수단은 원정석 팬들에게 달려가 두 팔을 들어 올렸다.

김현석 전남 감독은 경기 후 "원정에서 1승 1무를 거두고 2주 만에 돌아온 홈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팬분들께 죄송하다"며 "오늘 경기를 복기하여 돌아오는 인천전 홈경기와 충남아산 원정경기에서 좋은 결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남 전경준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 매 경기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늘 전남전 승리를 하게 되어,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남은 두 경기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멀리까지 응원 와 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02
전남드래곤즈 김현석 감독이 성남전 패배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03
성남FC 전경준 감독이 전남전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부천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경쟁의 긴장은 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남은 다음 라운드에서 우승팀 인천을 홈으로 맞이한다. 승격을 확정한 인천이라도, 챔피언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에서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이랜드는 지난 경남 원정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골 결정력 회복이 절실하다. 성남은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그리고 부산과 김포도 여전히 끝까지 버티고 있다. 두 팀 모두 확률상 불리하지만, 이변이 잦은 막판 레이스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정규리그는 이제 단 두 경기만 남았다. 인천은 K리그1로, 수원은 승강전으로 향했고, 나머지 여섯 팀은 세 장의 승격 플레이오프 티켓을 두고 마지막 혈투에 나선다. 이 플레이오프의 최종 승자는 K리그1 10위 팀과의 승강전에서 마지막 승격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한 골의 무게, 한 순간의 집중력, 그리고 두 경기의 운명. 2025년 가을, K리그2의 막판 레이스는 지금 가장 뜨겁다.
전형찬 선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