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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우리은행 통합 동우회 출범…임종룡式 ‘내부 통합’에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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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11. 03. 18:20

1103 우리銀, 상업·한일 합병 26년만에 통합 동우회 공식 출범
3일 열린 우리은행 통합 동우회 출범식에 참석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정진환 우리은행장(여덟번째)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손강훈
"동우회 통합은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는 데 있어 화학적 결합을 완성하는 중요한 연결고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내부 통합이 본격적인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1월 상업·한일은행 동우회 통합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지 10개월 만에, 각각 따로 운영되던 동우회가 '우리은행'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 것입니다.

상업·한일은행으로 나뉘어 있던 우리은행의 동우회는 26년 전 합병 이후에도 화학적 결합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돼 왔습니다.

우리은행은 2002년 5월 출범했습니다.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대등 합병해 한빛은행으로 출범한 뒤, 2001년 말 평화은행을 흡수하면서 지금의 우리은행이 됐습니다. IMF 극복과 '100조원 글로벌 은행' 육성을 명분으로 추진된 합병이었지만, 정부 주도 성격이 강했던 만큼 상업·한일은행 출신 간 화학적 결합은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행원 간 파벌이 존재했고, 인사 시기마다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그동안 화학적 결합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지만, 나뉘어 있던 동우회처럼 '나의 정체성은 상업 또는 한일 출신'이라는 인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우리은행으로 입행한 통합세대의 퇴직 시기가 다가오면서 동우회 통합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번 통합은 직원들의 '우리은행'이라는 동질감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금융의 내부 통합은 외부 출신인 임종룡 회장을 통해 완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내부 파벌을 없애기 위해 올바른 기업문화 정립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올해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에도 내부 통합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습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전사 차원에서 계파문화 청산과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인사자료에서 출신 은행 항목을 삭제했고, 학력·병역·출신지역 정보도 함께 제거했습니다. 이어 6월에는 그룹 전 계열사에 '사조직 결성 금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윤리규범에 '사조직을 통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 조항을 명문화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행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물리적인 통합이 실질적인 통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임종룡 회장은 계파갈등 제거와 화학적 결합을 강조해 왔던 것입니다.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한 만큼 리딩금융그룹 위상을 찾아가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합니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은행을 비롯한 전 계열사가 '우리'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26년만에 동우회 통합이 그 연결고리가 되어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으로서 우리금융그룹이 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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