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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발행어음 확장 앞두고…증권사 인사판 ‘IB 중심’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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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5. 12. 25. 18:00

한투 사령탑 복원, 미래에셋·키움 승진 인사
NH·KB·대신證, 조직 재정비로 경쟁력 ↑
조달 경쟁 넘어 운용 성과로 진검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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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게티이미지뱅크.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확대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인력을 핵심 보직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수록 승부처는 '조달 규모'가 아니라 '운용 능력'에서 갈린다는 판단이 확산하면서다. 브로커리지나 트레이딩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기업금융과 딜 소싱 역량을 앞세운 체질 전환이 인사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김광옥 카카오뱅크 부대표를 IB그룹장으로 내정했다.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은 2년간 공석이었는데, IMA 사업자 지정 이후 자금 조달·운용 규모가 동시에 커진 상황에서 사령탑을 다시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대표는 카카오뱅크 입사 전 한국투자증권에서 약 26년 근무한 '한투맨'으로, IPO 분야에 강점이 있는 인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IB1부문을 이끌던 강성범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강 사장이 맡았던 IB1부문 대표에는 IPO 성과를 인정받은 성주완 IPO 본부장을 낙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IB사업부를 정통 IB(1부문)와 부동산·대체투자(2부문)로 나눠 운영 중인데 이홍석 기업금융2본부장을 상무로 승진시키는 등 전통 IB 조직에 힘을 실었다. IMA 운용이 기업대출·회사채·메자닌·대체투자 등 실물 기반 자산과 연결되는 만큼, 안정적인 딜 소싱과 심사 역량을 갖춘 조직의 역할이 커졌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리테일 중심 이미지를 희석하고 IB·대체투자 축을 키우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하며 김영국 구조화금융부문장과 박대성 프로젝트부문장을 부사장으로 동시에 승진시켰다. 구조화금융과 PF 성과를 낸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은 해당 영역을 자체 자금 운용과 연결된 핵심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IB사업부 대표에 김형진 상무를 선임했다. 김 상무는 윤병운 대표와 LG증권 시절부터 IB 부문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NH투자증권이 모험자본 3000억원여 원을 혁신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투자·기업금융 경험을 갖춘 인물을 앞세워 운용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윤 대표 산하에 IMA 사업준비 TFT를 꾸리고, 발행어음 운용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병행했다. IMA TFT 사무국장을 맡은 박선학 CFO가 전무로 승진한 점 역시 자금 운용과 생산금융 역할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KB증권은 IB부문 대표를 맡던 김성현 대표 퇴임 이후 강진두 경영기획그룹장 부사장을 신임 IB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시장에서는 김 전 대표의 KB금융지주 내 기업투자금융(CIB) 부문 이동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린다. 김 전 대표는 ECM을 중심으로 KB증권 IB 경쟁력을 업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린 인물로, 지주 차원에서 모험자본 공급과 대체투자 전략을 총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인사에서 박성준 IB부문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동안 IB부문에 부사장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으로 평가된다. 3조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이후 IPO를 중심으로 ECM 영역을 넓혀온 대신증권은 박 부사장 승진 이후 자본 확충을 통해 초대형 IB 요건(자기자본 4조원)을 채우며 발행어음 사업자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IB 인력 재배치를 두고 IMA와 발행어음 확대를 전제로 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커질수록 운용 성과가 곧 리스크 관리 역량으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IB가 갖춘 딜 소싱과 심사·구조화 능력이 성적표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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