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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의 30%가 집세’…주거비 부담에 짓눌린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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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2. 03. 18:37

"임대료 구조 개선 등 손봐야"
서울 청년인구 2019년 이후 '순유입'<YONHAP NO-4300>
서울 시내 한 대학가의 월세 전단.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직장인 강모씨(29)는 매달 월급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월세부터 계산한다. 월급 290만원 가운데 월세와 관리비로 빠져나가는 돈은 90만원 안팎이다. 강씨는 "월급이 들어와도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라며 "저축이나 투자는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모씨(26) 역시 집세 부담에 짓눌려 있다. 그는 보증금을 최대한 낮추는 대신 월세 70만원의 원룸을 택했다. 조씨 역시 월급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는 "내 집 마련은커녕 평생 월셋집에만 살아야 할 판"이라고 한탄했다.

사회 초년생 상당수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집세로 지출하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개인 SNS에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느냐"고 밝혔다.

실제 통계를 보면 청년층의 체감 부담은 과장이 아니다. 임금 정보 플랫폼 그룹바이가 통계청·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만 25~29세 사회 초년생의 중위 연봉은 세전 338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월 소득으로 환산하면 280만원 수준이다. 또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지역 원룸·오피스텔의 평균 월세는 73만원이다. 중위 소득 수준의 사회 초년생이 서울에서 원룸·오피스텔에 거주할 경우 월급의 25%가량을 월세로 지출하는 셈이다. 여기에 관리비와 공과금까지 더하면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은 30%에 근접한다.

OECD는 소득의 30%를 초과하는 주거비 지출을 '주거비 과부담'으로 분류한다. 청년층 상당수가 이미 주거비 과부담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행법에는 청년이 소득의 얼마를 주거비로 지출할 경우 '과도한 부담'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월세 부담이 크더라도 주거 복지 지원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사례가 다반사다.

이와 관련해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싱가포르도 월세를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혼인·출산율이 상승하지 않았다"며 "월세 지원 등 방식이 아닌 임대료 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소득 기반 마련, 주거 사다리 전반을 함께 손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 같은 주거비 부담은 서울 등 수도권 청년층에게 특히 집중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청년 주거 대책이 수도권 중심으로만 작동할 경우 지역 간 주거 격차와 청년 이동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가 또 다른 과제로 남는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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