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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한국 통상 합의 불이행에 미국 부정적 기류”...조현 “고의 지연 아냐”, 워싱턴서 광폭 진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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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06. 11:23

루비오 "한국 통상 합의 불이행, 미측 분위기 좋지 않다"
조현 "대미투자법 처리, 고의 지연 아냐"...통상·안보 분리 원칙 강조
에너지장관·USTR 대표·상원의원 연쇄 접촉
워싱턴서 외교안보·통상 광폭 행보
한미외교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의 통상 관련 합의 이행과 관련해 미국 측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전달한 사실이 5일(현지시간) 밝혀졌다.

조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루비오 장관이 지난 3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같은 '부정적 기류'를 먼저 언급했다고 전했다.

◇ 루비오 "통상 이행 관련 미측 분위기 좋지 않다"...조현 "고의 지연 아니다"…통상·안보 분리 원칙 강조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은 회담 시작에 앞서 '한·미 관계가 나쁜 상황에 있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통상 관련 공약 이행과 관련해 미국 측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상황을 솔직하게 공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루비오 장관은 통상·투자 분야는 자신의 소관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외교 수장이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한·미 관계 전반을 살피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전달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 통상 합의 이행 지연으로 인한 부정적 기류가 외교·안보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외교 당국 간 더욱 긴밀히 소통하며 상황을 관리하자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조 장관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에게 한국 정부가 통상 합의를 고의로 지연하고 있다는 인식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우리 정부의 통상 합의 이행 의지는 확고하며, 일부러 법안 처리 속도를 늦추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며 "합의 이행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국내 절차상 진행 상황도 함께 공유했다"고 말했다.

조현 외교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조 장관은 특히 한·미 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Joint Fact Sheet·JFS)의 구조를 들어 통상과 안보의 분리를 강조했다.

그는 "JFS는 문안 협의 단계부터 경제(통상·투자) 분야와 안보 분야라는 두 축으로 나뉘어 논의돼 왔다"며 "이행 과정에서도 사안에 따라 속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통상 측면의 이슈로 인해 원자력·핵추진 잠수함·조선 등 안보·전략 분야 협력이 저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어 "원자력·핵추진 잠수함·조선 등 3대 핵심 합의 사항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미국 내 관계 부처들을 계속 독려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루비오 장관도 통상·안보 어느 분야든 합의 이행에 지연이 생기는 것은 미국 측도 원치 않는다며 공감했고,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주도하는 사안인 만큼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핵심광물 장관급회의 참석한 조현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 조현, 美 행정부·의회 잇단 접촉 '광폭 행보'... 쿠팡 논란엔 "기업 로비 사안" 선 긋기

이번 방미에서 조 장관은 외교·안보 현안뿐 아니라 통상 이슈까지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조 장관은 "(4일 진행된)핵심광물 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루비오 장관·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잇따라 만나 JFS 이행과 관세·투자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그리어 USTR 대표와의 면담과 관련해 "그리어 대표는 관세 재인상이 초래할 파장을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한국이 전략 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관련 사안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조속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농축·재처리 권한 확보와 핵추진 잠수함 협력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양측은 이들 분야에서 조속히 구체적인 진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JFS는 한·미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킬 전례 없는 합의"라며 "관세 현안으로 상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지만, 외교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안보 분야 합의 사항도 차질 없이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광물 장관급회의 참석한 조현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 네번째)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정부 고위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한·미 간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완료하지 않았다면서 한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복원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한국의 이행 상황에 대해 미국 측 내부에 불만이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외교 당국 간 공식 협의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SNS로 바로 표출된 것은 과거와는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조 장관이 루비오 장관에게 이런 방식의 발표가 오히려 양국 관계와 대미 투자에 필요한 국내 조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쿠팡 사태와 관련해 이 고위관계자는 "외교 사안이라기보다는 특정 기업이 미국 내에서 로비를 통해 제기한 문제로 보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판단"이라며 "미국 의회가 청문회를 추진하는 것도 해당 기업의 로비 활동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향후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부로서는 발언과 대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국산 상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재인상 시점과 관련해선 "미국 측이 국회 절차 등 한국의 국내 여건을 이해하는 기류는 있으나, 동시에 의도적으로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현 장관 상원의원 면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상원의원실에서 팀 케인 민주당(버지니아주·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톰 코튼 공화당(아칸소주)·앤디 김 민주당(버지니아주)·제프 머클리 민주당(오리건주) 상원의원을 각각 면담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 조현, 미 공화·민주 상원의원과 연쇄 접촉, 한미동맹, 경제 협력 논의

조 장관은 이번 방미 시간에 공화당 톰 코튼(아칸소주), 민주당 앤디 김(뉴저지주)·팀 케인(버지니아주)·제프 머클리(오리건주) 상원의원과 각각 면담하고, 한미동맹과 한반도 및 지역 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JFS가 급변하는 국제정세 아래에서 양국의 국익과 공동 번영을 극대화하는 한미동맹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며 특히 양국의 전략적 공조를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킬 원자력·핵추진잠수함·조선 등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이 신속히 진전될 수 있도록 미국 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코튼 상원 정보위원장은 조선과 방위산업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높은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원자력 및 핵추진잠수함 등 핵심 전략 분야에서의 한·미 간 협력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필요한 지원 방안에 대해 지속 협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케인 의원은 엄중해지는 국제정세 아래에서 미국이 가진 장점인 동맹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상원 외교위·군사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관련 협력이 원활히 진전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케인 의원은 버지니아주가 원자력 산업에 대한 이해와 지지가 높은 지역이라고 소개하고, 한·미 간 원자력 협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머클리 의원은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러·북 군사협력 등 한국이 처한 특수한 안보 상황에 대한 이해를 표명하고, 원자력 및 핵잠 관련 합의 이행과 국제 비확산 규범 문제에 관해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한국은 핵 비확산 모범국으로서 향후 JFS 이행 과정이 원자력의 군사용과 상업적 목적한 엄격한 구별, 국제 비확산 규범 준수, 미국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한 소통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계인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해 조선 등 주요 분야에서 한국 측의 적극적 대미 협력 의지를 확인한 바 있고, 이후 백악관을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 측과 소통하면서 신속한 협력 진전을 위한 의회 차원에서의 지원 방안을 지속 모색 중이라며 앞으로도 필요한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한미동맹에 대한 의회 내 지지는 초당적이며, 일부 이슈로 인해 양국의 중장기적 전략적 이익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한국 국회와 미국 상·하원 '코리아 코커스' 간의 협력, 한·미 의원연맹 등을 통한 의원외교를 통해 양국 협력 채널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의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이에 케인 및 김 의원은 한국 국회와의 교류·협력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한·미 및 한·미·일 의원외교의 활성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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