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던 집무실 정비·NSC 가동 채비
정진석 실장 중심 잡고 참모들 다독여
尹, 관저에서 조용히 선고 지켜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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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주요 참모들은 대책회의를 소집하며 윤 대통령이 당장 복귀하더라도 국정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시스템을 점검하는 동시에 즉각적인 업무 보고 등이 이뤄지도록 대비하고 있다. 헌재의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분야별 주요 현안을 검토하며 '4일 이후'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자칫 혼란에 빠질 수 있는 헌재 선고일의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선고 당일 헌재 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탄핵을 찬성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된다. 대통령실 입장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가정"이지만,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대비를 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재판관의 찬성 의견이 6명 미만으로 기각되거나 탄핵 소추가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되면 윤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에 복귀한다. 이는 대통령실에서 기대감을 갖고 공들여 준비해 온 결론이다. 111일간 비어있던 용산 2층 대통령 집무실도 정비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을 가동할 채비도 갖추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8년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는 탄핵 인용 가능성에 대비하지 못해 패닉에 빠졌다"면서 "정치에서 당선 소감문보다 낙선 소감문이 더 중요하듯이 지금 용산에서는 불편하겠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정중동(靜中動)' 해온 윤 대통령의 행보는 다시 가동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윤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이후 한 달 가까이 한남동 관저에 머물며 대국민 메시지와 정국 구상 등을 그리고 있다. 선고 당일에도 생중계되는 헌재의 심판 과정을 관저에서 조용히 지켜볼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 방향도 헌재의 결론에 따라 갈리게 된다. 극심한 국론분열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국가 안정화'가 핵심 내용으로 담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중심으로 각계의 의견을 청취하며 원고를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보면 최악인 상황인데도 정진석 실장이 5선 의원 출신의 노련함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며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직후에는 어지러울 수밖에 없었는데 이후에는 참모들을 잘 다독이며 흔들림 없이 가더라. 어느 방향이든 혼란을 최소화할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