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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국제 분업서 미국 등 자국 생산 중심 체제 전환 중, 위험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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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4. 16. 11:00

닛케이 "반도체 국제 분업 체제, 자국 생산으로 전환 중"
트럼프 관세 압박에 TSMC·삼성전자·엔비디아, 미국 투자 확대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에 각국 반도체 자국 생산 움직임...경제 둔화시 공급과잉"
tsmc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3월 3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향후 4년간 미국 반도체 공장에 10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를 격려하는 듯한 제스처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국제 분업에서 자국 생산에 중점을 두는 체제로 전환할 조짐이 나타나 공급과잉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16일 보도했다.

반도체 산업은 재료 생산·설계·제조·장비 등 여러 공정을 여러 국가·지역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추가 관세 압박 등을 계기로 미국·유럽·일본 등이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전 세계에 108개의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이 있는데, 이는 2021~2023년 대비 30% 증가한 것이라고 닛케이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를 인용해 전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14일 관보를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반도체 제조 장비·파생 제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반도체 기판·웨이퍼·범용 및 첨단 반도체·미세전자·반도체 제조 장비 부품 등이고, 파생 제품은 반도체를 포함한 하류 제품 등을 포함한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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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SAP 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 처리장치(GPU) 기술 콘퍼런스(GTC)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FP·연합
◇ 반도체 국제 분업 체제, 자국 생산으로 전환 중...제조 장비, 네덜란드·일본 담당
재료(미·노르웨이)-기판(일본)-제조(대만·한국·중국)-칩 분리(중국·동남아)-기판 내장(중국)

반도체 주요 재료인 고순도 실리콘은 미국·노르웨이에서 생산돼 일본 등에서 웨이퍼(기판)로 가공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웨이퍼 세계 시장 점유율은 일본의 신에츠(信越)화학공업·섬코(SUMCO)가 50%를 차지한다.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전(前) 공정'은 주로 대만·한국·중국이 담당하고, 이후 대만·중국, 그리고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가 '후(後) 공정'에서 칩을 분리해 전자부품으로 조립하고, 중국 등에서 전자기판에 내장된다.

전 공정에서 대만 TSMC,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요 기업이고, 전 공정 사용 제조 장비의 주요 생산국은 미국·일본·네덜란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으로 TSMC와 삼성전자가 막대한 미국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시아가 담당하는 조립 등 모든 공정을 미국으로 이전하기는 어렵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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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박닌성의 삼성전자 공장 모습으로 8일 찍은 사진./AFP·연합
◇ 트럼프 관세 압박에 TSMC·삼성전자·엔비디아, 미국 투자 확대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고율 관세 부과 검토는 수입과 생산 능력의 불균형이 주요 원인이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2024년 미주 지역 반도체 판매액은 607억달러(86조7000억원)로 전 세계의 35%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의 생산 능력 비중은 약 10%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를 압박해 왔다. 그는 8일 2028년까지 미국에 총 1650억달러(235조72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인 TSMC에 대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지 않으면 최소 25%·최대 100%의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급박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칩 공급업체인 엔비디아는 14일 파트너사들과 향후 4년간 미국에 최대 5000억달러(714조3000억원)를 투자해 AI 칩 제조뿐만 아니라 AI 슈퍼컴퓨터 등 AI를 개발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그래픽 처리장치(GPU) '블랙웰'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TSMC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패키징 및 테스트 작업은 앰코 테크놀로지, 실리콘웨어 정밀산업과 진행하고 있으며 슈퍼컴퓨터는 향후 12~15개월 이내에 양산을 시작하는 폭스콘·위스트론의 텍사스주 공장이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닛케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에 각국 반도체 자국 생산 움직임...경제 둔화시 공급과잉"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미국 우선주의'는 각국이 반도체의 자국 내 생산 움직임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아지트 마노차 SEMI 회장은 "정치 및 지정학적 위험으로 공급망 분산이 강해질 것"이라며 "업계는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닛케이는 "세계 경기 침체로 반도체 탑재량이 많은 퍼스널컴퓨터(PC)·스마트폰·전기차 판매가 부진하다"며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량만 늘어나면서 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데, 트럼프 관세로 세계 경제 둔화가 뚜렷해지면 수요가 더 떨어져 단숨에 공급과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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