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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별세…향년 9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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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은 기자

승인 : 2025. 05. 12. 10:51

14세 때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고초
약 20년간 국내외서 위안부 참상 알려
정부 등록 위안부 피해 생존자 6명 남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별세…향년...<YONHAP NO-5100>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11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사진은 지난 2023년 8월 12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열린 202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 기념식에서 발언하는 이옥선 할머니 모습이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12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따르면 이옥선 할머니는 성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지난 11일 오후 8시 5분께 세상을 떠났다. 나눔의 집에서 거주해 온 이 할머니는 건강 문제로 지난해 3월부터 성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출신인 이 할머니는 14세에 중국 옌지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고초를 겪었다. 당시 일본군의 도검에 찔려 손과 발에 흉터가 남았고, 구타의 후유증으로 치아가 빠지고 청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던 이 할머니는 58년 만인 2000년 6월 귀국해, 이듬해 국적을 회복했다. 이후 국제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증언 활동을 펼쳤다.

이 할머니는 2002년 미국 브라운대 강연을 시작으로 20년 가까이 일본, 호주 등을 방문하며 전 세계에 위안부의 실상을 전했다. 2013년에는 미국, 독일, 일본을 포함한 12개 도시를 순회하며 '인권 대장정'을 이어가기도 했다. 2016년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생을 다룬 영화 '귀향' 제작진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증언 및 상영회를 갖고 피해 참상을 알렸다.

한일 정부의 합의에 따라 2016년 7월 출범한 화해·치유재단과 관련해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단체 등을 중심으로 재단 무효화 주장이 제기됐을 당시 이 할머니는 "합의는 잘못된 것이다. 정부를 믿고 사는데 너무 섭섭하다"고 비판했다. 국내에서 반발 여론이 커지고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정부는 화해·치유재단 발족 후 2년 4개월 만인 2018년 11월 재단 해단을 발표했다.

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6명이 됐다.

이 할머니의 별세 소식에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또 한 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떠나보내게 돼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생전에 많은 풍파를 겪으셨던 만큼 평안을 찾으시길 바란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이제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중 생존자는 단 여섯 분에 불과하다"면서 "여성가족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께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실 수 있도록 면밀히 살펴 지원하고, 피해자 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할머니의 빈소는 경기 용인 쉴락원 1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오전이다. 이 할머니의 뜻에 따라 유해는 인천 바다에 뿌리기로 했다.
손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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