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퇴직 49세…서울 중장년 105만명 구직 중
AI 영상면접 등 디지털 기반 구직시스템 도입
전문가들 "중장년 재취업, 정부·기업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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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중장년층은 약 365만명으로, 이 중 105만명이 구직 중이거나 실직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급변하는 디지털 중심의 채용 시장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변화한 노동시장에서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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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런 현실을 고려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중심으로 중장년층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 기반 채용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2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2관과 컨퍼런스홀에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연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중장년층이 변화하는 채용 환경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 행사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전 과정에 △QR 기반 체크인 △AI 영상면접 △모바일 헬퍼 △키오스크 정보검색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해, 중장년층도 디지털 기반 구직 환경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박람회 규모도 한층 확대됐다. 운영 기간은 기존 하루에서 이틀로 늘었고, 참여 기업은 71개사에서 120개사로 69% 증가했다. 구직자 수도 전년 대비 46.5% 늘어난 5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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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열린 남부권역 채용박람회에는 849명이 현장 면접과 채용 상담에 참여했으며, 사전 신청자만 1500여 명에 달했다. 다음 달부터는 서부·중부·북부·동부 권역별 채용박람회를 순차적으로 열고, 지역 접근성과 구직 기회를 동시에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중부·동부권역 채용박람회는 다음 달 20일과 26일, 북부·서부권역 채용박람회는 9월 9일과 18일 각각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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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급증하는 중장년 구직 수요를 현재의 지원 체계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중장년 고용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모두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장년층은 왕성한 노동력을 행사할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실업 상태이거나 구직 중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에게 노동시장에 다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효과적인 지원을 제공한다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장년층은 부담이 아니라 가능성"이라며 "지금처럼 빠르게 줄어드는 청년 인구를 대체하고, 사회 전반의 경험과 신뢰를 축적한 인력을 살려야 지속가능한 노동시장이 구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들은 오랜 경험과 조직 운영의 지혜를 갖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단순 노동이 아니라 멘토링, 상담, 사내 교육, 갈등 조정 같은 경험 기반 직무에 맞는 일자리 설계가 필요하다"며 "고위직을 경험한 중장년층은 산업별로 전문 멘토 풀을 만들어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재단은 오는 9월 23일 '서울시 중장년 2차 정책포럼'을 열고 중장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