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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보물’ 후박나무 100여 그루 집단 훼손…50대 수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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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5. 07. 02. 17:28

서귀포시 표선 임야에서 노거수들 무차별 박피된 채 발견
서귀포지역경찰대, 고사시킬 목적있었는지 여부 집중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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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가 훼손된 후박나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훼손된 나무에 황토를 바른곳이 다 훼손된 부위다./제주자치경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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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로 응급조치 한 후박나무를 현장 조사하는 제주자치경찰단 수사관들.
제주도 풍광과 어우러져 사계절 푸르름을 선사하는 후박나무는 제주의 보물이다. 민속 식물학자 송홍선 박사는 후박나무를 "한반도에서 상록활엽수 북방한계 자생수종이다. 노거수는 학술적 가치가 있어 보호수로 지정되며, 지역에 따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후박나무 껍질은 계피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울릉도에서는 호박엿 재료로 사용된다.

이렇게 귀한 후박나무가 지난 6월 무더기로 훼손되는 사건이 서귀포시 성읍리에서 발생했다. 신고 당시만 해도 50여 그루 안팎으로 알려졌으나 수사를 진행해보니 피해 나무 100여 그루에 달했다. 특히 이번에 훼손된 후박나무 중 큰 것은 10~15m 정도이고, 둘레는 약 3m도 있다. 수령은 대략 70~1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송 박사는 "이렇게 귀한 후박나무들의 중심부가 훼손된 이유는 고사시킬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수시로 관찰하고 치료에 전념해 보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단장 오충익)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임야에서 후박나무 100여 그루의 껍질을 무차별적으로 벗긴 50대 A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는 서귀포시 공원녹지과와 함께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진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주변 토지주와 관련자를 상대로 탐문했다. 통신 조회 등을 통해 다각도로 수사력을 집중한 결과 약 10일 만에 지난달 27일 A 씨를 검거했다.

A씨는 1차 조사에서 혐의사실을 일부 인정하며 자가에서 사용하려 했다는 진술을 한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인부를 대동해 3~4일간 나무를 훼손한 것으로 보고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범죄 혐의와 관련된 구체적 사실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껍질이 벗겨져 훼손된 후박나무들은 지난달 말 서귀포시에서 나무 의사를 통해 이틀에 걸쳐 껍질이 벗겨진 부위에 황토를 바르는 방법으로 응급 치료를 완료했다.

현행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4조에 따르면 허가 없이 임산물을 굴취·채취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산림 안에서 입목을 손상시키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강수천 서귀포지역경찰대장은 "앞으로 피해 규모를 재차 확인하는 한편, 추가 범행 등 여죄가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관련자 상대 조사와 추가 증거자료를 보강하는 등 더욱 면밀하게 사건을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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