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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2일 MG손보 노조 측과의 계약이전과 재매각을 병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을 발표했습니다. 가교보험사 직원 채용, 인력 구조조정, 매각 추진 시기 및 방식 등 구체적인 사안은 향후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MG손보가 처한 현실을 보면 재매각은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MG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이 -125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죠. 더욱이 지급여력(킥스·K-ICS)비율 역시 지난해 말 4.1%에서 올해 1분기 -18.2%로 마이너스 전환했습니다. 이런 MG손보의 상황에 사실상 팔을 걷고 나서는 인수자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합니다.
인수자가 나오더라도 노조의 입맛에 맞는 곳이 아니라면 실사도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이전 메리츠화재가 MG손보의 인수를 추진했을 당시 노조 측은 실사를 거부한 전적이 있습니다. 메리츠화재 측에서 38% 고용 승계를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절한 적이 있죠. 매각이 추진된다더라도 노조 측에서 실사를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엔 어려워 보입니다.
보험업계에선 이번 잠정 합의안에 대해 "정부가 바뀌고 나서 이전 정부에서 결정된 사안을 뒤집어 현 정부의 눈치를 본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의가 이뤄져야 해 그 과정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재매각 추진 시도까지 이어진다면 시일은 더욱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MG손보 계약자들의 속만 타들어 가는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은 눈치를 보지 말고 계약자들을 위해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실패한 방법으론 시간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당국의 신속한 결정으로 하루빨리 계약자들이 걱정을 덜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