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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3만원 치킨 시대’ 홈플러스 치킨 3990원…초저가 치킨에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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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 최영 인턴 기자

승인 : 2025. 07. 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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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강서점. 델리 코너에서 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 중인 고객들이다./최영 인턴 기자
아시아투데이 정문경 기자·최영 인턴 기자 = 3일 오전 10시 30분께 찾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강서점. 델리 코너 앞을 가득 메운 줄이 늘어서 있다. 오전 11시부터 판매되는 홈플러스의 3000원대 치킨을 기다리는 손님들이다. 남편과 함께 마트를 찾은 60대 A씨는 "요즘에 이 정도 가격이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지"라고 농담을 건네며 웃음을 지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당당치킨' 3주년 기념 행사로 '당당3990옛날통닭'을 3990원에 판매한다. 이날 강서점은 오전 11시, 오후 3시, 오후 6시에 각각 20마리씩 총 60마리의 치킨을 팔았다. 1인당 1마리 한정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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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기간과 치킨이 나오는 시간이 적혀 있는 안내판이다. 하루 3번에 걸쳐 각 타임별 선착순 20명이 '당당3990옛날통닭'을 구매할 수 있다./최영 인턴 기자
기자도 30분 남짓 줄을 서서 치킨을 받았다. 직접 시식해보니 옛날통닭 특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튀김옷은 두껍지 않아 부담이 없었고, 닭고기는 촉촉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또 히말라야 핑크솔트가 함께 들어 있어 취향에 따라 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 마트 제품이라는 선입견이 무색할 정도로 맛과 품질이 좋았다. 치솟는 물가에 '치킨플레이션' 현상으로, 프랜차이즈 배달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하는 시대에, 이러한 알찬 맛의 치킨이 4000원도 안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른 시간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을 감수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고, 배달비 등을 합치면 3만원은 거뜬히 넘는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의 5000원 안팎의 초저가 치킨과 대조된다. 대형마트들은 원재료 대량 구매, 사전 물량 기획, 제반 비용 절감 등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대량 매입과 자체 조리로 닭고기 원가는 약 3000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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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통닭 콘셉트에 맞춰 '8호 미만'의 크기를 사용한다. '당당치킨'는 당일조리, 당일 판매의 뜻을 가진 이름이다./최영 인턴 기자
반면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의 원가는 닭고기, 튀김기름, 반죽, 소스, 포장재 등을 포함해 평균 50%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배달 플랫폼 중개 수수료, 배달비, 카드 수수료, 부가세, 본사 로열티, 임대료, 인건비 등이 더해지며 실제 점주의 마진은 더 줄어든다는게 프랜차이즈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2~3만원대에 치킨 한마리를 팔아도 마리당 수익은 1000~3000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홈플러스 '당당치킨' 시리즈는 2022년 6월 첫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500만팩을 앞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신선식품·즉석식품·간편식을 강화한 매장)' 점포별 치킨 카테고리 매출은 최대 299% 상승했다고 홈플러스 측은 설명했다. 특히 올해 1~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대와 20대의 객수 성장률이 각각 110%, 3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격 경쟁력은 물론 품질 면에서도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전담 델리 개발팀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당당치킨 후라이드를 비롯해 앞으로 다양한 시즌 상품들을 선보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문경 기자
최영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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