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와 '쌍권 출당' 두고 갈등
송언석 "뜻 존중… 후임 조속 선출"
일각선 "한달짜리, 동력 없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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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이날 국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지만,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며 혁신위원장 사퇴와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혁신위원 인선을 둘러싼 갈등뿐 아니라 대선 당시 후보 교체 시도를 주도한 이른바 '쌍권'(권영세·권성동 의원)에 대한 출당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것이 결단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이들에 대한 출당 조치를 요구해 왔다는 게 안 의원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혁신위원 7명 중 6명의 인선과 관련해서도 불만을 내비쳤다. 안 의원은 "(비대위 측으로부터) 합의되지 않은 인사를 통과시키겠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자체가 전체적으로 합의된 안이 아니다"라며 "최소한 1명에 대해선 합의한 전례가 없는데, (송 비대위원장이) 착각한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비대위회의를 열고 혁신위원장에 안 의원을, 혁신위원에 최형두 의원, 호준석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인선하는 안을 의결했다. 당초 혁신위는 총 7명으로 구성될 예정이었으나 이날 '6인의 명단'이 발표됐다.
당 지지율과 관련해서도 안 의원은 "대구·경북에서의 지지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굉장히 위기감을 갖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공론 형성이 미흡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며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고 했다. 혁신위의 '메스'가 아닌 당대표가 돼 직접 '개혁 칼'을 들겠다는 것이다.
혁신위가 사실상 파행되면서 국민의힘의 당내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원내대표 취임 일성으로 거론했던 혁신위원회가 꼬이면서, 송 비대위원장은 고민의 늪에 빠지게 됐다. 당 지도부는 신속하게 후임 혁신위원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안 의원이 갑자기 혁신위를 하지 않고 전당대회 나가겠다고 말씀한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며 "전당대회 출마 선언한다는 내용을 미리 직전에라도 알았더라면 혁신위 안건을 비대위에서 의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혁신 전대를 치르겠다는 말에 대해서는 그 뜻을 존중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당이 계획한 전당대회가 한 달 남짓 남은 가운데, 혁신위원회가 출범하더라도 혁신안을 이어갈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당 안팎으로 흘러나온다. 이에 따라 혁신위원회 출범을 뒤로한 채 전당대회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