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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1박2일 사장단 회의… 롯데 ‘선택과 집중’ 새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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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07. 09. 17:30

전례없이 16·17일 이틀간 계열사 한자리
재무·신용등급 회복 쇄신책 마련
부실 자산 매각·포트폴리오 재편
관세리스크 대응 신성장모델 모색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전례 없이 1박 2일 일정의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전략 조율을 넘어 그룹 위기의 본질을 응시하고 해법을 짜기 위한 고심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 등 주력 계열사들의 연이은 실적 부진과 신용등급 하락, 유동성 위기가 겹친 지금, 기로에 서 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 생존을 위한 냉혹한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1박 2일의 릴레이 회의 끝에 어떤 해법이 나올지 시선이 쏠린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16~17일 경기도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2025년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을 개최한다. 매년 하루 일정이었던 회의는 사상 처음으로 1박 2일 일정으로 확대됐다. 일정과 장소 모두를 변경해 보다 집중된 환경 속에서 그룹의 체질 개선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을 포함해 대표이사 및 총괄대표 등 80여 명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상반기 그룹 전반의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 방향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다.

재계에선 이번 회의가 롯데그룹의 단순한 전략 점검을 넘어 위기 진단과 해법 모색의 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등이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 해소가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롯데케미칼은 업황 회복 지연으로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2021년 말 3조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이 2025년 1분기 기준 6조600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인도네시아 대형 석유화학 시설 투자 등으로 차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중국·중동발 석유화학 공급과잉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신용등급도 AA0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됐다. 대외 여건 역시 녹록지 않다. 석유화학 업황이 여전히 침체된 흐름을 보이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건설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담이 여전하다. 회사는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가 2022년 5조7000억원에서 2025년 1분기 기준 3조1000억원으로 일부 줄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 높은 수준이다. 부채비율 또한 지난해 말 202.2%에서 1분기 말 210.9%로 소폭 올랐다. 여전히 높은 PF 우발채무 부담이 해소하지 못하고 분양실적, 이익창출력 등이 저하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신용등급도 A+에서 A0로 하향됐다. 이에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 부지를 매각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격이 5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포함해 총 1조원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의 재무 부담이 그룹 전반으로 영향이 미치는 모습이다. 롯데지주(AA-→A+), 롯데물산(AA-→A), 롯데렌탈(AA-→A), 롯데캐피탈(AA-→A) 등 다수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롯데그룹은 저수익·부실 자산 등을 매각하며 전방위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사업 확장을 병행하면서도 유동성 확보, 신용도 방어까지 모두 달성해야 하는 미션도 안고 있다.

신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그룹 전체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4대 중점 전략을 재정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지난 2월 IR데이에서 올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리스트럭처링 △본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신성장 투자 확대 등 4가지를 제시했다.

포트폴리오 리스트럭처링 전략에 따라 계열사 중 롯데백화점은 점포 효율화를 위해 부산 센텀시티점을 비롯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주차장, 문화센터 등 영업 점포 외에 부속 부동산들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호텔롯데도 호텔 브랜드 중에서 'L7'과 '시티'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올 하반기에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내외 경영 환경 변수가 많은 상황이어서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대외 변수 대응 전략도 주요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정책, 공급망 재편 등 외부 리스크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이번 회의를 통해 내부적으로 과제를 점검하고, 재무 안정성과 사업 효율화를 위한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 체질 개선이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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