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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까지 물 찼는데…폭우 속 배달 나선 전설의 라이더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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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항 기자

승인 : 2025. 08. 05. 11:47

가게 사장 SNS 통해 감사 영상 올려
라이더 "당연히 할 일, 콜비 7000원 받아"
/인스타그램 (@gloforok)

 

물폭탄급 폭우가 덮친 광주에서 물살을 가르며 배달 임무를 완수한 라이더의 근황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3일 한 누리꾼 A씨는 SNS에 "7월 16일 오후 5시, 물이 허리까지 찼는데 배달 픽업해가신 전설의 기사님을 찾습니다"라며 "꼭 찾고 싶습니다. 혹시 이 영상 속 본인이시라면 저희 샐러드 가게에서 VIP로 모시겠습니다"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을 올렸다.

 

공개된 영상에는 광주 도심, 허리 높이까지 차오른 물 속을 뚫고 들어가 음식을 픽업한 뒤 오토바이로 되돌아가는 한 배달라이더의 모습이 담겼다. 이 장면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광주의 전설의 라이더'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다음 날인 4일, 영상 속 주인공으로 알려진 배달라이더 B씨가 댓글을 통해 자신임을 밝히며 "당연히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날은 광주 전남대 정문 앞에 400mm 가까운 폭우가 쏟아진 날이었다"며 "물살이 워낙 세서 방심하면 휩쓸릴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음식을 전달해야 했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B씨는 이어 "지인에게 영상을 받고 나서야 촬영된 걸 알았다. 다들 돈 많이 받아서 그랬냐고 물어보는데, 그날 콜비는 7000원이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도 영상의 한 장면과 오토바이 사진을 올리며 "본인 맞습니다"라고 인증했다.


/인스타그램 (@gloforok)
 

B씨의 메시지는 단순한 근황 공유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배달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현실을 지적하며 사회적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왜 우리가 이런 날씨에도 목숨을 걸고 나올 수밖에 없었는가"라고 반문하며 "라이더들의 산재와 사망 사건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엔 그 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가 플랫폼의 구조적 횡포에 무너지는 현실을 정부가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같은 날 비 속에서 함께 고생한 광주의 형제 라이더들에게, 그들의 흘린 땀과 피에 위로와 영광이 있기를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김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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