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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파키스탄 강타…수백명 사망케 한 폭우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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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8. 18. 09:57

PAKISTAN FLOODS <YONHAP NO-5469> (EPA)
1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파크툰크와주 부네르에서 기습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가 휩쓸고 간 피해 지역을 살펴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EPA 연합뉴스
지난 주말 사이 파키스탄 북서부 부네르 지역을 강타한 기습 폭우로 이틀 사이 최소 344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과 AP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초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에서도 기습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을 덮쳤다.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며 가옥과 도로 등이 쓸려 내려가고 수백 명이 사망한 끔찍한 이번 사태의 배후에는 '클라우드버스트'라는 극한 기상 현상이 있다.

'클라우드버스트'는 약 30㎢ 면적의 특정 지역에 1시간 이내에 100㎜ 이상의 엄청난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을 말한다. 문자 그대로 구름이 터지는 현상인 셈이다. 평상시 몇 시간 또는 며칠에 걸쳐 내릴 비가 단 한번에 쏟아져 내리는 만큼 파괴력도 어마어마해 '비 폭탄'으로도 불린다.

이 현상은 주로 산악 지역에서 발생한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산을 타고 급격시 상승하면서 냉각·응축되고 거대한 비 구름을 형성한다. 이때 산맥이 이 구름을 가두고 강한 상승 기류가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면서 구름 안에는 점점 더 많은 수분이 축적된다. 결국 한계에 도달한 구름이 더 이상 수분을 머금을 수 없게 되면 한꺼번에 모든 수분을 방출하게 되는데 마치 댐이 터지듯 모든 비를 한꺼번에 쏟아내게 되는 것이다.

인도양의 '습기'·몬순 시즌의 '계절풍'·히말라야와 카라코람 같은 거대한 '산맥'이란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은 클라우드버스트가 발생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두 국가들에서 폭우가 발생하는 빈도는 대기가 더욱 따뜻해지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클라우드버스트의 빈도와 강도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고 경고한다. 지구가 더워질수록 공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게 된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공기는 약 7% 더 많은 수분을 함유할 수 있는데, 이는 '비 폭탄'의 위력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기후 이니셔티브 플래닛펄스의 칼리드 칸 의장은 "지구 온난화가 수문(물)의 순환을 과도하게 가속화하면서 더욱 강하고 불규칙한 강우를 유발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는 희귀한 현상을 더 잦게, 잦은 현상을 더 파괴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클라우드버스트가 매우 국지적으로 갑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에 현대 과학 기술로도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최소 344명 이상이 사망한 파키스탄의 부네르 지역도 조기 경보 시스템이 있었지만 폭우가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크게 쏟아지며 주민들이 미처 대피할 시간을 벌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강이나 계곡 바로 옆에 주택을 짓는 것을 피하고, 산림을 조성해 지표면의 물 흡수 능력을 높이는 등의 사전 예방 조치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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