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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근거 못 대고 대법원장 무차별 공격하는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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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19. 00:00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기 위해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은 17일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 처리 방향 사전 논의' 의혹에 대해 "해당 사건을 한덕수 전 총리는 물론 외부의 누구와도 (비밀리에 만나)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직접 부인했다.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사퇴 압박이 아무 근거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밀 회동 참석자로 언급된 한 전 총리,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건희 여사 모친 측근 김충식씨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특검 수사를 거론하며 조 대법원장에 대한 막무가내식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위반 등을 이유로 사퇴를 압박해 온 민주당은 지난 16일 '제보'를 내세워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 사전 논의를 끄집어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부승찬 의원이 "대법원이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유죄취지로 파기 환송하기 한 달가량 전인 4월 7일 조 대법원장이 한 전 총리 등과 오찬을 함께 했다"는 것이다. 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이 알아서 처리한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실 비밀 회동설은 이미 지난 5월 친여 유튜브 '열린공감TV'가 최초 제기한 것이다. 이를 서영교 의원이 이어받았다. 이후 지난 15일 김어준 유튜브에 다시 나왔다. 그러자 바로 다음 날 부 의원이 공식 제기했다. 친여 성향 유튜버가 올린 근거 없는 음모론을 민주당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국회에서 퍼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태가 확산하자 열린공감TV 측도 18일 "(드라마 같은) 설(說)"이라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제보 녹취가 AI 목소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전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 사퇴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극단적 친민주당 유튜버의 가짜 뉴스를 민주당이 국회에서 터트리는 구조가 지난 '청담동 술자리 공작' 때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 대표는 이날 조 대법원장에 대해 "억울하면 특검에 당당하게 출석해서 수사를 받으라"며 '사법 농단'으로 슬그머니 방향을 틀고 있다. 조 대법원장과 사법부의 명예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로 보인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준비해 뒀다"고 거들고 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사퇴 압박을 위해 근거 없는 저질 음모론까지 끄집어내면서 오히려 사퇴 압박의 정당성을 스스로 허무는 꼴이 됐다. 목적이 정당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도 정당해야 신뢰도가 높아진다. 근거 없는 음모론에 의존하는 정치적 구태를 동원해서는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여당은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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