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10주년 맞아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양산차에 녹여 2030년, 연 판매 10만대 목표 "ICE·EV·HEV 모두 아우를 예정"
batch_(사진7) 고성능 브랜드 N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발표하고 있는 N매니지먼트실 박준우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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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발표하고 있는 박준우 N매니지먼트실 상무./현대차
현대자동차 최초이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고성능 브랜드 N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지난 10년의 역사를 돌아봤다.
19일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 출범 10주년을 맞아 경기 의왕시에 위치한 'N 아카이브'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박준우 현대차 N매니지먼트실 상무는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벅차다"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쉬운 순간은 없었지만, N을 사랑해 주는 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소회를 남겼다.
현대차는 과거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지만, 단순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었다. 현대차는 '가성비 좋은 차'가 아닌, 운전의 즐거움과 감성적 만족을 제공하는 차량이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판단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 N 개발은 이 같은 전략적 판단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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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지옥으로도 불리는 뉘르부르크링은 굽이치는 코너가 정말 많다./현대차
N이라는 알파벳에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고성능 철학이 담겨 있다. 연구개발의 심장인 남양(Namyang)과 성능 검증 무대인 독일 뉘르부르크링(Nurburgring)을 상징하며, 로고 자체는 시케인을 형상화해 N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운전의 즐거움'을 표현한다.
2015년 N 브랜드는 독일에서 열린 IAA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공식 출범했다. 이듬해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을 장착한 경주차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 참가했다. 폭우 속에서도 완주에 성공하며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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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공개한 i20 WRC를 통해 N 로고를 처음 선보였다./현대차
2017년에는 첫 양산차 i30 N을 유럽 시장에 공개 및 판매를 시작했고, 2018년에는 벨로스터 N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N은 단순히 신차를 공개하며 라인업을 확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N 페스티벌과 세계 유수의 자동차 대회 참가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고성능차 개발에 힘썼다.
2020년에는 유럽 시장을 위한 i20 N을 출시하는 한편 RM19, RM20e 등 '움직이는 연구소'로 부르는 롤링랩을 선보였다. 이 중 RM20e는 고성능 전기차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카로 전기모터를 네 개 사용해 최고출력을 800마력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의 가능성을 일찍이 예측하고 준비해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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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Vision 74와 RN22e는 전동화된 N의 미래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준 모델이다./현대차
2021년 코나 N과 아반떼 N 출시로 라인업을 6대로 확대했고, 2022년에는 아이오닉 6 기반 RN22e 테스트카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반영한 'N 비전 74'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 하이브리드 기술을 동시에 선보였다.
2023년 상품성을 높인 아반떼 N 페이스리프트와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으로 내연기관과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립했다. 2024년에는 WRC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집약한 RN24를 공개하며 전동화 시대 고성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는 브랜드 두 번째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6 N을 선보이며 보다 완숙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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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를 질주 중인 N 경주차./현대차
현대차는 N 브랜드 출범 15주년을 맞는 2030년에는 전 세계 시장에서 연간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판매량 약 2만3000대의 네 배 수준이다. 현대차는 기존 한국·미국·유럽 중심의 판매 거점을 호주, 영국, 캐나다 등으로 확대하고, 라인업도 현재 5개에서 7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전기차 기반 N 모델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고성능 모델 개발과 내연기관 라인업 유지 전략을 병행하며, 글로벌 고성능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박준우 현대차 N매니지먼트실 상무는 "전동화 시대가 되도 운전의 재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 10년이 그랬듯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 더 좋은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