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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돈키호테가 선택한 K-뷰티…일본인·외국인 마음 훔친 ‘조선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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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12. 23. 17:17

관광객 붐비는 돈키호테 한복판서 ‘조선미녀’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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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아사쿠사에 위치한 대형 잡화점 체인 돈키호테 화장품 코너에 구다이글로벌의 스킨케어 브랜드 '조선미녀' 제품이 진열돼 있다./장지영 기자
지난 18일 오후, 도쿄 아사쿠사에 있는 대형 잡화점 체인 '돈키호테'를 찾았다. 평일이었지만 매장 안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돈키호테는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힐 만큼 인지도가 높은 매장이다.

실제 현장에는 대형 캐리어를 끌고 기념품 구매에 나선 외국인 관광객들과 일상용품을 둘러보는 일본 현지 소비자들이 뒤섞여 있었고, 곳곳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언어가 들려왔다. 특히 뷰티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답게 화장품 코너 앞에는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가격표를 확인하거나 제품을 비교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일본 브랜드가 빼곡히 들어선 화장품 매대 사이에서 익숙한 한글이 시선을 끌었다. 바로 구다이글로벌의 스킨케어 브랜드 '조선미녀'였다. 한국 전통 성분을 앞세운 브랜드가 돈키호테 핵심 매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돈키호테가 회전율과 소비자 반응이 검증되지 않으면 매대 확보가 쉽지 않은 유통 채널이어서다. 판매 성과에 따라 진열 위치와 규모가 빠르게 조정되는 유통 채널 특성상 단순 테스트 입점을 넘어선 단계로 읽힌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인 소비자 사토 유미(30) 씨는 "평소 한국 사극을 즐겨 보는데, 조선미녀가 한국의 전통 원료를 앞세운 브랜드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며 "얼마 전 구매한 선크림의 발림성과 촉촉함이 좋아 이번에는 스킨케어 제품도 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선미녀는 현재 일본 내 약 400여 개 돈키호테 매장에 입점해 있다. 현지 내수 고객과 외국인 방문객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는 채널이라는 점에서, 일본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와 만나는 핵심 오프라인 접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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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돈키호테 화장품 코너에 진열된 구다이글로벌의 스킨케어 브랜드 '조선미녀' 선크림 제품./장지영 기자
일본을 여행 중이라는 미국인 에밀리 존슨(Emily Johnson·32) 씨는 "조선미녀 선크림이 아마존 판매 상위 랭킹에 올라 있는 것을 보고 한 번 써보고 싶었다"며 "마침 돈키호테에서도 판매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집어 들게 됐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체감되는 분위기는 초기 검증 단계를 지나 안정적인 판매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돈키호테에서는 특정 브랜드가 매장 내 진열대 전체를 단독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드문 편인데, 조선미녀는 시부야 메가 돈키호테 등 주요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브랜드 존 형태의 진열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현지 유통 채널과 소비자 모두에게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일본 돈키호테 기준으로 반응이 좋은 제품군도 비교적 뚜렷하다. 맑은쌀 선크림과 맑은쌀 선크림 아쿠아 프레쉬를 비롯해 인삼 아이크림·산들쑥 선스틱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 제품과 기초 스킨케어 제품이 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저자극·데일리 케어를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 성향과 맞닿아 있다.

구다이글로벌이 일본 오프라인 공략 채널로 돈키호테를 선택한 배경에는 '글로벌 고객 접점'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돈키호테는 일본 내수 고객뿐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 비중도 높은 리테일 채널로, 해외에서 브랜드를 경험한 소비자가 일본 여행 중 다시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지속적인 노출을 통해 일본 내수 고객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앞으로는 돈키호테를 넘어 버라이어티숍과 드럭스토어 등으로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고 온라인을 포함한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일본 내수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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