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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전쟁, 국제무역질서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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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2. 10. 11:09

상호관세 중국·인도·터키·브라질 등 타깃
WTO 최혜국 대우 배제로 무역질서 역행
FTA협정 무시 관세 부과도 큰 혼란 초래
FOOTBALL-NFL-SUPERBOWL/
미식축구 슈퍼볼 필라델피아 이글스 대 캔자스시티 치프스 경기가 열리는 미국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9일(현지시간)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동안 이방카 트럼프 여사(오른쪽), 뉴올리언스 세인츠 구단주 게일 벤슨과 함께 경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 부과조치를 10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세계 무역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하고, 11일이나 12일에는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부과 계획을 발표할 것이며, 해당 조치는 즉시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캘로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기존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추가적으로 부과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어떤 나라가 미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그것이 유일하게 공정한 방식이다. 상대국이 세금을 매기면 우리도 매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고문들은 관세 정책을 △펜타닐(마약성 합성 진통제) 문제나 이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무역적 관세 △외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 지급, 미국 기업 차별, 대미 무역 흑자 지속과 같은 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호 관세 △세수 증대를 위해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20%의 일괄적인 관세 3가지로 분류한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구조적 무역 문제, 즉 보조금 지급 및 미국 기업 차별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관세 사용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세수 증대를 위한 일괄적인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중국, 인도, 터키, 브라질 등이 상호관세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대우를 해왔다"고 비판하며, 유럽이 미국산 자동차 및 농산물을 충분히 수입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제기해 왔기 때문에 EU역시 상호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미 무역흑자폭이 큰 멕시코·중국·캐나다·독일·일본·베트남·한국 등도 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한미FTA 등 무관세 협정이 변수로 남아 있다. 자유무역협정을 무시하고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제무역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

아울러 미국, 유럽, 한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있다. WTO 규정에 따르면, 가입국은 다른 모든 회원국에 대해 최혜국 대우(MFN)를 적용해야 한다. 이는 특정 국가에만 차별적인 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국제 무역 체제의 근간을 이룬다. 전문가들은 상대국별로 관세율을 조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상은 기존 국제 무역 체제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무역 정책을 둘러싼 세계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연구자들이 산출하는 '무역 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당시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급등했다.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실물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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