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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페니 생산 중단 요청에 다시 불붙은 페니 폐지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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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2. 11. 15:37

가치는 1센트, 제작 비용은 3.7센트
생산 비용이 액면가보다 훨씬 높아
Trump No More Pennies
2007년 8월 15일, 미국 덴버 조폐국에서 주조를 마친 동전들이 가득 담긴 통 속에 한 닢의 페니가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부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미국 재무부에 페니(1센트 동전) 생산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페니 폐지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니 가치는 1센트, 제작 비용은 3.7센트

미국 조폐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페니 한 개를 만드는 데 3.7센트의 비용이 들었다. 이는 2023년 3.07센트, 2022년 2.7센트, 2021년 2.1센트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생산 비용이 액면가보다 높은 탓에, 지난해 약 32억 개의 페니를 생산한 미국 조폐국은 약 853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현재 페니는 대부분 아연과 일부 구리로 제작된다. 2023년, 미국 의회에서는 동전의 금속 성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재발의했다. 이 법안은 동전의 구성 물질을 바꾸면 매년 수천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회계감사국(GAO)은 2019년 보고서에서 페니 생산을 중단하면 10년 동안 약 2억 50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페니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조폐국과 연방준비제도(Fed)도 생산 비용 문제를 들며 생산 축소를 제안한 바 있다.

△페니, 갈수록 불편한 존재로 취급돼

또한 전자 결제의 확산으로 현금 사용이 줄어들면서 동전은 점점 불편한 존재가 되고 있다. WSJ은 미국인들이 매년 약 6800만 달러어치의 동전을 저금통 등에 넣어둔 채 방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편의점협회(NACS)가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6%가 페니 폐지를 지지했다. 액면가보다 훨씬 많이 드는 페니 생산 비용을 알게 된 후 조사에서는 찬성 비율이 50%로 증가했다.

캐나다 정부는 2012년, 페니 생산 비용이 1.6센트에 달하자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페니는 여전히 법정 화폐로 인정되었고, 점진적으로 유통 현장에서 사라졌다.

뉴질랜드와 호주도 1990년대에 1센트 동전을 폐지했지만, 별다른 경제적 충격 없이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트럼프, 페니 폐지 결정 권한 있나

미국 조폐국은 재무부 산하 기관이며, 의회의 승인을 통해 동전과 메달을 제조할 권한을 가진다. 따라서 공식적인 폐지는 의회의 결정 사항이다. 다만,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통해 새 페니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

로버트 웨이플스 웨이크포레스트대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조치는 영구적인 폐지가 아니라 신규 생산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이는 행정부의 권한 내에서 가능한 결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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