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조류독감 돌연변이 나오면 사람 간 감염 우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sl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218010009612

글자크기

닫기

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2. 18. 16:49

일부 과학자들 "시간 문제" 경고
고양이들 간 조류독감 전파 가능
모더나 mRNA 백신 개발 중
HEALTH-BIRD FLU/CHICAGO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시카고 도로 및 위생국 직원이 죽은 새들이 미시간호 해안으로 떠밀려오기 시작하자, 조류 독감 검사를 앞두고 죽은 붉은가슴비오리를 처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낙농 소들 사이에 H5N1 조류 인플루엔자 2가지 변종이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과학자들은 몇 차례 돌연변이가 나오면 사람 간 감염도 시간문제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사람이 조류 독감에 감염된 경우는 68건으로 대부분 낙농업 종사자들이지만, 지난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에서는 H5N1에 감염된 줄 모르고 소를 돌본 수의사 3명의 무증상 사례가 기록됐다.

H5N1 조류 독감 백신을 개발 중인 스콧 헨슬리 펜실베이니아대학 미생물학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인간 간 전파를 시작할 방법을 찾아 적응한다면, 인간 감염이 하룻밤 사이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미국에서는 수년 만에 가장 지독한 독감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더 전염성이 강한 새로운 조류 독감 변종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2개의 바이러스가 동일한 사람이나 소에 감염된다면, 유전자 부위의 재배열이 발생해 더 감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지난 1년 동안 B3.13 조류 독감 변종이 유제품 농장, 야생 조류, 가금류 사이에서 순환해 왔다. 병든 소, 조류, 가금류에 노출된 후 조류 독감에 감염된 사람들은 주로 결막염같은 가벼운 증상을 겪었다.

그러나 D1.1으로 알려진 두 번째 조류 독감 변종이 최근 네바다 주에서 야생 조류와 가금류에서 소로 전파됐다. 네바다의 한 낙농업자도 이 변종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루이지애나에서 지난 1월 D1.1 변종에 감염된 65세 환자는 사망했다. 그는 기저 질환이 있었고, 뒷마당의 야생 조류 무리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캐나다에서 지난해 13세 소녀도 같은 변종으로 심각한 증상을 보여 입원해야 했다.

헨슬리 교수는 "조류 독감이 매우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기까지 한 두 개의 돌연변이만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항상 돌연변이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고양이도 조류 독감에 양성 반응을 보이며 심각하게 아프거나 죽고 있다.

피츠버그대학 공중보건학교의 감염병·미생물학과 교수인 수레쉬 쿠치푸디는 사우스다코타에서 H5N1으로 죽은 10마리의 야생 고양이에 관한 연구를 논문으로 발표했는데, 그에 따르면 고양이들이 바이러스에 어떻게 감염됐는지 분명치 않았지만, 몇몇 사체 주변에는 새 깃털이 있었다. 또 그는 실험 연구 결과 고양이들이 서로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한다. 또 감염된 고양이들은 이론상으로 인간도 감염시킬 수 있다고 했다.

미 연방 정부는 인간 간 전파가 시작될 경우에 대비해 제한된 숫자의 조류 독감 백신 재고를 갖고 있다. 그러나 독감 백신은 달걀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백신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헨슬리 교수와 모더나는 조류 독감 mRNA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상업적으로 사용되기 전에 임상 시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조류 독감이 팬데믹을 일으킬 경우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할 것으로 보여 백신 개발은 시간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D1.1 바이러스의 인간 간 전파 사례는 없다.

H5N1 바이러스는 2022년 1월 미국에서 야생 철새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1억 5300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와 야생 조류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계란 가격 급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최효극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