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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준의 눈] “이대로면 본선 경쟁력 없어...밀집수비 돌파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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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3. 21. 09:30

이규준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현 장안대 감독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오만 전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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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의 득점 후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오만전에 대한 총평은.

"전체적으로 모든 면에서 답답한 경기였다. 이강인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수비적으로 나온 오만에게 특별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백승호 부상으로 이강인이 교체 투입된 후 중앙 미드필드에서 키패스의 성공으로 한 골을 넣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도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했고 특별한 순간도 만들지 못했다. 그점이 제일 안타깝다. 한 골을 득점한 후 좀 더 거세게 몰아붙여서 추가골을 넣었어야 했다. 전체적으로 경기 템포가 느렸던 것도 무승부로 끝난 요인이다. 졸전이었다."

-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상대가 5-4-1, 또는 5-5 라는 극단적인 수비전술로 나왔다. 두 줄로 다섯 명씩 수비를 세우는 5-5 전술은 제가 실전에서 처음 본 전술이다. 그런 형태의 극단적인 수비를 했을 때 파훼법을 찾았어야 한다."

- 어떤 작전이 필요했나.

"예를 들면, 때로는 단순한 패턴의 공격도 시도했어야 한다. 측면에서 긴 크로스를 예리하게 올린다든가 아니면 측면을 돌파하다가 가운데로 볼이 왔을 때 중거리 슛을 때린다든가 하는 것이다."

- 패스워크는 어땠나.

"전체적으로 패스미스가 많았다. 또 선수들의 움직임도 뭔가 좀 딱딱 들어맞지 않았고, 모든 면에서 조직적인 연계가 부족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이강인의 키패스, 그다음에 황희찬의 최고의 퍼스트 터치와 피니시에 의한 득점 외에는 모든 면에서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 롱 크로스는 왜 거의 시도하지 않았나.

"완벽한 찬스를 만들려는 경향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해외파 출신이 많다 보니 섬세한 논스톱 연결에 이은 완벽한 찬스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조직력과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그런 면이 보이지 않았다. 반면에 의외로 사소한 패스미스가 많았다. 경합 상황이 아니라 쉬운 패스도 실수하는 등 여러 면에서 전반적으로 조직력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 후반전은 어땠나.

"후반전에서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왔을 때 뒷공간도 많이 생겼는데 그걸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카운터어택도 스피드가 쳐졌고, 공격할 때 공간을 이용하는 플레이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힘들었다."

- 최전방 공격수로 주민규를 대신해 오세훈이 교체로 들어갔다.

"오세훈을 후반에 넣은 이후라면 때로는 단순한 크로스를 통해서 경합 상황을 만들었어야 한다. 상대 수비를 어렵게 했어야 하는데 오로지 패스나 개인 기술에 의한 돌파를 통해서 완벽한 득점 찬스를 노리다 보니까 자꾸 끊기는 상황이 나왔다. 그 끊기는 것이 점점 늘어나더니 전체적인 경기 흐름이 리듬을 찾지 못했다. 그로 인해서 실점하는 상황까지 나온 것이라고 본다."

- 실점 상황은 어떻게 봤나.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패스미스가 하나 나왔고, 또 이강인 선수가 쓰러지면서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파울이라고 생각하다 수비 집중력이 순간 다 무너지면서 슛 찬스를 내줬다."

- 주심 판정에 문제는 없었나.

"오늘 주심은 웬만하면 휘슬을 불지 않았다. 주심의 판정 성향을 빨리 파악해서 대처했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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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전 무승부로 홍명보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5일 요르단 점 보완해야 될 점은.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 경기를 5일 남기고 단기간에 조직력을 기를 수 있나.

"오늘 전체적인 경기 흐름이 너무 루즈하게 갔다. 경기 템포를 빨리하고, 때로는 거세게 몰아쳐야 하는데, 천천히 돌리고 점유율을 높이는 것만 집중하다 보니 핵심이 없는 축구를 했다. 위협적인 면을 보여주지 못한 거다. 볼을 돌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때로는 상당히 거칠게 상대를 압박하고 몸싸움도 거세게 해서 상대를 밀어붙여야 한다. 빈틈을 찾아 송곳같은 패스를 찔러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단단한 수비벽에 균열을 만드는 플레이도 해야 한다."

- 상대가 5-4-1, 5-5로 극단적으로 내려서면 우리가 스피디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늘은 선수들의 기동력 자체가 기대 이하였다. 어떤 경우든 오늘보다는 움직임이 빨라야 한다. 90분 내내 볼을 관리하고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플레이하는 것처럼 보였다. 너무 평범하고 느린 축구였다. 기동력에 문제가 보였다는 건 이걸 말하는 것이다."

- 기동력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는 어떤 문제가 보였나.

"수비도 상대 선수는 하나인데 우리 수비수 몇 명이 볼을 뺏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보였다. 선수단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좀 좋지 않았다. 확실한 공격 플랜이 없으니까 개인적인 능력에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이강인 활용법은 어땠나.

"상대가 수비적으로 다 내려섰기 때문에 홍명보 감독이 이강인을 측면에 놓지 않고 중앙에 놨다. 상대가 공세적으로 나오면, 수비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강인을 중앙에 놓기가 어렵다. 어떻게 보면 여기서 첫 골이 나왔으니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선수 기용이었다. 하지만 후반에 측면을 좀 더 공략해서 자꾸 수비진을 힘들게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아쉬운 부분이다."

- 이대로 가면 본선 경쟁력이 있을까.

"경기력을 발전시키지 않고 지금 현재 정도의 경기력 가지고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성적을 내기 어렵다. 다만 희망은 있다. 대표팀은 훈련 시간이 짧으니까 훈련 횟수가 쌓이면서 점점 경기력이 올라갈 것이다. 오늘 경기도 팀을 잘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돌이켜보면, 2차 예선 때도 처음에는 굉장히 부진했다. 모여서 훈련하는 과정에서 발전했으니까 그런 부분은 좀 기대해 볼 만하지 않겠나. 지금 선수들이 기껏해야 이틀 훈련하고 출전했다. 어떻게 보면 장시간 비행기 타고 시차적응도 완벽하게 하지 못한 상태다. 물론 다 핑계겠지만, 현실적으로 이틀 만에 완벽하게 발을 맞춘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주어진 상황은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지금 있는 동안에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 변하지 않는 우리 팀 고유의 색깔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틀을 완성하면 불시에 집합해도 기본적으로 우리 팀만의 특징적인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꼭 하고 싶은데 빠뜨린 말이 있나.

"오늘 봐서는 점차적으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선수들에게 조직적인 플레이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롱크로스라든가 단순한 공격도 필요하다고 본다. 90분 내내 그럴 필요는 없지만, 때로는 의도적으로 빠르고 거칠게 나가야 한다. 단순한 공격과 섬세한 공격을 섞어야 산대가 힘들다. 좋은 공격수는 골을 넣고, 위대한 공격수는 90분 내내 상대 수비를 힘들고 지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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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준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현 장안대 감독./ 사진=전형찬 기자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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