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계량기 기반 AI인식 기술 적용한 시스템 개발
국내 30개 지방자치단체 공급중, 일본으로 사업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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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이런 흐름에 변화가 일고 있다. 검침 값 오류, 조작 가능성 등 디지털 계량기의 문제점이 속속 나타나면서다. 이에 기존 계량기를 기반으로 디지털 이미지 방식을 활용해 원격검침을 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영아이티의 '스마트 디지털이미지 원격검침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문제투성이' 디지털 계량기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각 지자체별로 상수도 원격검침을 확대하는 가운데, 디지털 계량기 방식의 문제점이 속속 나오고 있다. 원격검침은 이전까지 사람이 직접 계량기를 점검하던 방식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이 가운데 그동안 지자체들이 많이 도입한 게 디지털계량기다. 아날로그 방식의 기존 계량기를 디지털로 바꾸고, 원격검침 단말기를 추가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도 물 사용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난 4년간 디지털 계량기에 치명적 오류들이 연이어 나왔다. 자석을 가져다 대면 계량기 숫자가 멈추거나, 검침 값이 수시로 바뀌는 일도 잦았다. 실제 사용량과 달리 조작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물 사용자(수용가)들 사이에서 '고무줄 디지털계량기'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 원격검침을 확대한 이유는 검침 곤란지역을 해소하고, 물 사용값을 제대로 걷고, 나아가 물을 사용하지 않는 사회적 약자를 파악하자는 취지였다"며 "그런데 나중에는 무조건 계량기를 디지털로 바꾸는 식으로 사업 목적이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다보니 2020년 환경부 지원사업 초기에 대다수 지자체들이 아무런 고민 없이 디지털 계량기 방식을 채택했다"며 "그 결과 지금 디지털 계량기 문제가 속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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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문제점 때문에 최근에는 상당수 지자체들이 디지털 계량기가 아닌 '대체 방식'을 도입 중이다.
대전 소재 영아이티가 선보인 기술이 대표적이다. 영아이티는 기존 계량기를 활용해 원격 검침을 할 수 있는 '스마트 디지털이미지 원격검침 시스템'을 개발해 지자체들에 공급 중이다. 이 방식의 특징은 기존 계량기의 지시부(지침이 있는 부분) 사진을 찍은 뒤 이를 서버로 전송하고, 이 사진을 AI(인공지능) 인식기술로 텍스트로 자동 변환해 정확한 물 사용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실제 물 사용량을 보여주는 검침 사진을 통해 요금을 부과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서버 전송을 위한 통신은 IOT 방식 중 최고 성능을 내는 'LTE cat M1'을 적용했다.
또한 이 방식은 디지털 계량기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다. 디지털 계량기의 경우 기존 계량기 자체를 교체해햐 하기 때문에 설치비, 인건비 등이 많이 들어간다. 디지털 계량기의 내구연한도 8년 정도여서 유지·관리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청에 등록된 수도검침 관련 업체는 약 50개로, 이 가운데 유일하게 영아이티만이 기존 계량기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장점 덕분에 영아이티의 '원격검침 시스템'을 채택하는 지자체들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세종시, 구미시, 계룡시, 김천시 등 전국 30여개 지자체가 영아이티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영아이티 관계자는 "현재까지 제공한 검침 시스템 수는 약 9만여건"이라며 "원격검침의 필수 요건인 정확성, 신뢰성, 투명성을 갖춘 건 우리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영아이티는 MDS인텔리전스와 협업해 일본 통신회사인 NEC와 손잡고 2년 전부터 후쿠시마현에 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올해 안에 수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시장에서만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해외 수출 역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