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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선택은 '노태문'이었다. 지난달 갑작스럽게 별세한 고(姑) 한종희 부회장의 후임으로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에 선임됐다.
1일 삼성전자는 이같은 내용의 수시인사를 실시했다. 고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런 공백을 메우기 위한 '원포인트' 인사다.
관심을 모았던 DX부문장에는 노태문 MX사업부 사장이 선임됐다. 노 사장은 기존 MX사업부장 직책과 함께 한 부회장이 맡았던 품질혁신위원장도 겸임한다. 1인 3역을 맡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MX사업부장에게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겨 조기에 조직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노태문 사장은 삼성 안팎에서 한종희 부회장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거론돼왔다. 그는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갤럭시 신화'를 일군 주역이다. 1968년생으로 연세대 전자공학과, 포항공대 대학원 전자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로 입사했다. 이후 혁신제품개발팀장, 상품전략팀장, 개발실장 등을 지내며 30년 가까이 무선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0년부터 MX사업부(옛 무선사업부)를 이끌고 있으며, 2022년부터 디자인경영센터장도 겸임하고 있다.
노 사장은 이재용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MX사업부장으로서 갤럭시S와 폴더블폰을 출시해 애플과의 치열한 글로벌 점유율 경쟁을 주도해왔다. 특히 2023년 이후 2년간 삼성전자 주력 사업인 반도체 실적이 부진할 때, MX사업부를 통해 실적 버팀목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의 경우 MX사업부는 매출 114조4000억원, 영업이익 10조6000억원(네트워크사업부 포함)을 올렸다. 삼성 안팎에선 "노 사장이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아 스마트폰 사업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MX 사업뿐만 아니라 SET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노태문 사장에 이어 두 명의 인사도 실시했다. 지난달 초 사장으로 승진한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 운영팀장을 기존 직책에 더해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겸임하도록 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겸임했던 생활가전(DA)사업부장은 김철기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이 맡는다. 김 부사장은 삼성자동차로 입사해 부품기술 및 품질업무 등을 담당했다. 이후 스마트폰, 가전, TV 제품 영업업무도 맡는 등 기술과 영업 전문성을 두루 겸비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을 맡아 글로벌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A사업부장에는 영업·마케팅 전문가를 선임해 사업혁신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보직인사를 통해 DX부문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