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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헌신의 결실” HL안양, 아시아리그 통산 9번째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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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4. 06. 13:11

맷 달튼의 마지막 무대, 강민완의 극적인 결승골… HL안양, 아시아리그 3연패 달성
정몽원 회장의 30년 헌신, 한국 아이스하키 명가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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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기념하며 기념촬영에 나선 HL안양 선수단과 최대호 안양시장, 정몽원 HL그룹 회장.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창단 30주년을 맞은 HL안양이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의 절대강자로 우뚝 섰다. 치열했던 플레이오프 파이널에서 일본의 강호 레드이글스 홋카이도를 꺾고, 통산 9번째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은퇴를 앞둔 수문장 맷 달튼의 마지막 불꽃과, 30년간 팀을 뒷받침해온 HL그룹 정몽원 회장의 조용한 헌신이 있었다.

HL안양은 5일 안양빙상장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파이널(5전 3승제) 4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레드이글스를 2-1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규리그 1위에 이은 플레이오프 제패로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HL안양은, 창단 이후 통산 9번째 아시아리그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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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접전 속 공격을 시도하는 HL안양의 이주형 선수.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HL안양은 2피리어드 8분 43초, 레드이글스의 고바야시 도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약 5분 뒤, 국가대표 공격수 이현승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건우가 골대 뒤를 돌며 날린 백핸드 샷이 상대 골리 유타를 맞고 튀어 나왔고, 이현승이 쇄도하며 이를 마무리해 동점을 만들었다.

3피리어드 초반에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경기장 뉴트럴존의 강화유리가 깨지면서 약 20여 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그러나 흐름이 끊긴 후에도 양 팀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계속된 팽팽한 공방 끝에 승부는 결국 연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마침내, 연장 10분 29초. 안진휘가 중앙에서 날린 장거리샷이 쇄도하던 강민완의 다리에 맞고 굴절돼 레드이글스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행운이 따랐지만, 그것은 승리를 향한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안양빙상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 속에 HL안양은 2025시즌 최종 승자가 되었다.

팀의 골문을 지킨 맷 달튼은 이번 파이널에서도 특유의 안정감과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파이널 MVP로 선정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은퇴를 앞둔 그에게는 커리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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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 한국-캐나다전 현장을 지켜보는 HL그룹 정몽원 회장. / 사진 전형천 선임기자
그리고 이 모든 여정 뒤에는 HL안양을 창단부터 지켜온 한 사람의 그림자가 있었다. HL그룹 정몽원 회장은 1994년 HL안양(구 안양 한라)을 창단한 이후 30년간 팀을 지켜왔다. 팬도, 주목도 부족했던 한국 아이스하키의 척박한 현실 속에서 그는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정 하나로 팀을 유지해왔다.

그의 헌신은 단지 구단 운영에만 그치지 않았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재임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그는 대표팀 체계를 정비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녀 대표팀을 모두 본선에 올려놓았다. 특히 남북 단일팀 성사에 기여한 공로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2020년 한국인 최초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그는 최근, 자신의 30년간 아이스하키 여정을 담은 에세이 『한국도 아이스하키 합니다』를 출간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국 아이스하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팬들 덕분입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HL안양의 2025 우승은 단지 하나의 시즌이 아니라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 전체가 쌓아올린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창단 30주년, 통산 9번째 우승, 그리고 3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 HL안양은 다시 한 번 한국 아이스하키의 자부심임을 증명했다.
전형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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