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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 성장 ↓”… ‘美관세 리스크’ 경고한 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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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4. 17. 17:30

"경제 충격, 예상보다 훨씬 클 것"
WTO, 무역성장률 '3 → -0.2%'↓
올해 달러화 8% 급락, 40년來 최악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대담하고 있다. /AFP 연합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더 높은 실업률을 초래해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과 대담에서 "관세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고,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우리는 양대 목표(최대 고용·물가 안정)가 긴장 관계에 놓이는 도전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결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실업률이 악화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관세가 물가와 실업률을 둘 다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도전적'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의 도구(기준금리 변경)는 같은 시점에 두 개(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중 하나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두 목표가 충돌할 경우 인플레이션 목표를 우선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경제가 각 목표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각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가 다를 가능성이 있는가를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연준은 물가 안정 없이는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을 주는 장기간의 강력한 노동시장 조건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두 목표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조정을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경제 상황을 더 관망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우리는 정책 입장에 대한 어떤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더 많은 명확성을 기다리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증시가 급락하면 연준이 시장에 개입하는 '연준 풋(put)'을 기대해도 되냐는 질문에 "아니다"며 "시장은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고 있고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로 촉발된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이 전년 대비 최대 1.5%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으로 세계 경제가 양분되면 장기적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7%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TO는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올해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이 0.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3.0% 증가에서 전망치를 대폭 하향 수정한 수치다. 이어 WTO는 상호관세가 발효되면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이 0.6%포인트 추가 하락하고, 그 파급 효과로 0.8%포인트가 더 떨어질 수 있으며 이런 영향을 합치면 총 1.5%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한편 관세전쟁 격화로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미국 달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올해 들어 미국 달러화 가치가 8% 넘게 급락해 40년만에 최악의 기록을 보였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전장 대비 0.77% 내린 99.38을 나타냈다. 이는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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